유튜브에 치이고 네이버에 받히고…토종 동영상 플랫폼 '울상'

입력 2014-12-11 14:45  


[ 최유리 기자 ] "중소 동영상 업체 입장에선 유튜브에 밀리고 대형 포털에 치이는 상황이죠."
"방송사와 포털의 상생일 수는 있겠지만 국내 동영상 플랫폼과의 상생은 아닙니다."

토종 동영상 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유튜브에 등을 돌린 방송사가 대형 포털과 손을 잡으면서다. 그간 유튜브 천하에서 기를 펴지 못하던 중소 동영상 플랫폼들이 포털 공룡이라는 또 다른 경쟁자를 만난 셈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방송사 '스마트미디어렙(SMR)'은 유튜브에 콘텐츠 제공을 중단하고 네이버, 다음카카오로 서비스 플랫폼을 옮겼다.

SMR은 SBS, MBC 등 지상파 방송사의 동영상 유통을 맡고 있다. jtbc, 채널A, CJ E&M 등 주요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 방송사도 포함하고 있다.

방송사가 국내 동영상 시장을 평정한 유튜브 대신 포털을 택한 것은 두 곳의 이해관계가 맞았기 때문이다. SMR은 유튜브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포털들은 국내에서 무섭게 성장한 유튜브를 견제한다는 것.

그러나 '반(反) 유튜브 연합전선'을 보는 중소 동영상 업체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유튜브에 밀렸던 이들이 대중적인 방송 콘텐츠를 확보한 대형 포털도 견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유튜브는 국내 동영상 시장의 80% 가량을 점유했다. 판도라TV, 곰TV, 엠군 등 중소 동영상 플랫폼이 5~6% 가량으로 뒤를 이었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1~2%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포털이 강력한 콘텐츠를 확보하면서 중소 동영상 업체들의 입지가 더 좁아질 수 있다" 며 "방송사와 포털이 유튜브에 맞서겠다고 하지만 그들만의 리그를 만드는 것은 적절한 방식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유튜브를 견제하기 위해선 포털에 콘텐츠를 몰아주기보단 플랫폼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방송사와 포털간 수익 배분율에 대해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 포털들이 콘텐츠 수익 대부분을 방송사에 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계약하면서 중소 업체들의 향후 협상력이 약해졌다는 목소리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광고 매출의 90%를 SMR에 배분하고 영상 편성권과 광고 영업권도 SMR에 넘기기로 했다. 그간 유튜브와 SMR 간 광고 수익 배분률은 45%대 55%였다.

업계 관계자는 "각 사마다 수익 배분률을 다르게 할 수 있지만 선례가 있기 때문에 후발주자는 협상의 폭이 좁아질 것" 이라며 "동영상에 주력하는 업체들은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따라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포털은 수익이 없더라도 동영상 콘텐츠를 통해 이용자 트래픽을 올리려는 것" 이라며 "매출의 50~70% 가량을 동영상 관련 광고에서 얻는 동영상 플랫폼에게 달갑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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