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 하루만에…여야 '연금개혁 시한' 충돌

입력 2014-12-11 21:15   수정 2014-12-12 04:15

연말 임시국회 다시 얼어붙나

與 "시한 안 정하면 자원외교 국조 진행 못한다"
野 "국조 먼저…공무원연금 의견 수렴 기간 필요"



[ 이정호 기자 ] 여야가 지난 10일 양당 대표·원내대표 간 ‘2+2 회동’을 통해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와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구성에 합의했지만, 세부 이행 방안을 놓고 아전인수식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이 강조해 온 공무원연금 개혁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주장하는 사자방(4대강 사업·자원외교·방위산업 비리) 국정조사 간 ‘빅딜’ 합의가 시작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공무원연금 개혁 시점을 놓고 여야의 의견이 확연히 갈렸다.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 시한을 못박지 않는 이상 자원외교 국정조사도 진행할 수 없다며 연계 방침을 밝히고 있는 반면 새정치연합은 자원외교 국정조사를 우선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과 자원외교 국정조사를 동시에 시작해 동시에 끝나는 구도를 저희들은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 점을 여야가 함께 협의해 같이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처리시한을 늦어도 내년 4월 이내로 정한 만큼 2월 임시국회까지 큰 틀의 논의를 끝마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어제 협상에서 (여당은) 12월 임시국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처리하자고 했지만 (결국) 절차를 신중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우리 주장을 여당이 받아들였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충분한 여론 수렴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의 위상에 대해서도 양당은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새누리당은 대타협기구를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문기구로 생각하고 있지만, 새정치연합은 논의를 통해 결과를 도출하는 합의기구로 규정하고 있다.

자원외교 국정조사와 관련, 새누리당은 이명박 정부 등 특정 정부가 아닌 김대중·노무현 정부 등 역대 정부의 자원외교를 사업별로 다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명박 정부만 딱 잘라 국조 대상으로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해외자원개발) 사업별로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국정조사의 초점이 이명박 정부의 무리한 자원외교 추진에 맞춰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향후 추가 2+2 회동에서 이번 빅딜 합의에서 빠진 4대강 사업 국정조사를 새누리당에 촉구할 방침이지만 새누리당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내년 상반기 처리를 목표로 세운 여당과 최대한 시간을 늦추려는 야당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어 갈등이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합의 이행 과정에서 양당 간 신경전이 펼쳐지면서 연말 임시국회가 또다시 대치정국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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