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조 전자정부시장 눈뜨고 놓친다

입력 2014-12-11 21:33   수정 2014-12-12 04:11

선임기자 리포트

SW업종 대기업 손발 묶은 정부, ODA 사업만 '찔끔' 허용
외국선 韓대기업 원하지만 관련조직 이미 해체·축소
실적 없어 수주가능성 낮아

박기호 선임기자 khpark@ hankyung.com



[ 박기호 기자 ] 한국은 유엔이 2년마다 실시하는 전자정부 평가에서 2010년부터 3회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개발도상국은 물론 일부 선진국도 한국 전자정부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올해 2400억달러(264조원)로 추정되는 글로벌 공공정보화 시장으로의 수출 전망은 시계 ‘제로’다.

수입을 타진해 온 국가들은 삼성SDS나 LG CNS 등 국내 정보기술(IT) 대기업 참여를 희망하면서 이들의 국내 실적을 요구하고 있지만 보여줄 최근 실적이 없어서다.

국내 IT 대기업은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에 따라 지난해부터 전자정부 사업이 원천 봉쇄됐다. 이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는 내년부터 공적개발원조(ODA)로 진행되는 전자정부 사업에 대기업 참여를 허용키로 했으나 ‘시늉뿐인 허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ODA 참여 허용…실효성 의문

미래부는 전자정부 주무부서인 행정자치부와 업계가 전자정부 수출을 위해 대기업의 국내 전자정부 사업 참여를 허용해 달라고 요구함에 따라 ‘대기업의 공공소프트웨어사업 참여 제한 예외 사업’고시를 일부 바꿔 내년부터 ODA로 진행되는 국내 발주 전자정부 사업에 한해 대기업 참여를 허용키로 한 것이다.

내년부터 ODA 사업에 대기업 참여를 허용해도 수주 가능성이 밝지 않다. ODA 지원 3~4년 후 전자정부 본 프로젝트 발주 때 해당국이 요구하는 한국 내 사업 실적이 2013년부터 없어 IBM 휴렛팩커드(HP) 등 시장 선점 업체와 경쟁이 안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수출 기반 붕괴

글로벌 공공정보화 시장은 연간 4%대 성장률을 보이지만 한국의 수출은 대기업 참여 제한 이후 주춤하고 있다. 2010년 123.6%였던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은 올해의 경우 목표치 4억7000만달러를 달성해도 12.1%로 낮아진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국내 전자정부 수출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SDS가 중소기업 업종 침해라는 지적을 받지 않으려고 소프트웨어 관련 조직을 없앴다. LG 현대 SK 롯데 포스코 KT 등의 IT 계열사들도 조직을 최소화했다. 한 IT 대기업 관계자는 “전자정부를 주도해 온 대기업의 우수 인력들이 중견기업으로 옮겼다”며 “이들은 해외 수주 감소 등으로 매출이 줄어 적정 대우를 받지 못하게 되자 회사를 떠났다”고 말했다.

○대기업 참여 폭 확대해야

행자부는 수출 경쟁력이 높거나 이미 수출 중인 조달, 특허, 관세, 전자결재 등의 분야는 전자정부 전략사업으로 지정해 대기업 참여를 허용하는 방안을 마련, 미래부와 협의 중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중견·중소 IT기업의 취약한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감안해 IT 대기업들이 국내 전자정부 시장에서 실적을 쌓아 외국 발주처의 요구를 맞추도록 하고 해외에서 전자정부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중소기업과 함께 수행토록 의무화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라고 강조했다.

박기호 선임기자 khpark@ 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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