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제3세력 생길 수 있다"…野 '친노' vs '비주류' 대립 격화

입력 2014-12-12 21:19  

[ 고재연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2·8 전당대회를 앞두고 문재인·박지원·정세균 비대위원이 ‘빅3’로 거론되는 가운데 당내 비주류의 반발이 격해지고 있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친노(친노무현계) 대 비노(비노무현계)’ 구도를 비판하며 신당 등 ‘제3세력’ 등장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12일 ‘재벌 불법이익 환수 특별법 왜 필요한가’ 토론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전당대회가 친노 대 비노 구도로 진행된다면 당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 구도를 깨지 못하면 언론에서 말하는 제3세력이나 대안세력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부겸 전 의원 출마설에 대해서는 “누가 이 당에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가가 기준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김 전 의원의 출마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나온다고 하시면 확실하게 도울 생각이 있다”고 강조했다.

당내 중도·비노 성향 의원 모임인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주최로 열린 ‘새정치연합의 올바른 조직과 정당노선:차기 전당대회 룰의 쟁점과 대안’이라는 좌담회에서도 ‘빅3’와 전당대회 룰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조경태 의원은 ‘빅3’를 ‘빈3’로 부르며 “지금 비대위원들이 당 대표에 나오려고 하는, 심판이 선수로 뛰겠다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며 “한국 정치사에 가장 치욕적인 전대로 치러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영환 의원은 예비경선(컷오프)과 관련, “‘문고리 3인방’이 국정 농단했다고 하는데 컷오프로 빅3가 (본선에) 올라가면 진입장벽의 ‘문고리 3인방’이 되는 것”이라며 “하나마나한 전대를 뭐하러 하느냐. 문재인 후보를 합의 추대하는 게 낫겠다”고 비꼬았다.

전당대회 룰과 관련해서는 ‘자발적 선거인단 배제’ ‘선거인단 내 당원 비중 확대’ 등을 주장하며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문 비대위원을 정면 겨냥하기도 했다. 최원식 의원은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표한 경선 선거인단은 일반 국민의 의사와 일치한다고 볼 수 없고, 특정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다”며 이들을 선거인단에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표면적 이유는 ‘일반 국민 의사와 다르기 때문’이라지만 팬카페 등이 활성화돼 있고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문 비대위원을 견제하려 한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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