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운용委 투자 5개년 계획
65명 충원…亞사무소 신설…외환 관리체계도 재정비
2016년 전주 이전 대비…성과급 도입 장기재직 유도
[ 고경봉/좌동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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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90조원인 국민연금공단의 해외투자 규모가 5년 후에는 두 배 이상인 200조원으로 늘어난다. 이를 위해 자금 운용인력을 대폭 늘리고 외화관리체계 역시 강화한다.
헤지펀드는 물론 목재, 밀밭단지 등 농산물 투자는 내년에 본격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2016년 전주 이전을 앞두고 있어 인력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해외투자 200조원 시대 연다
국민연금은 먼저 현재 기금 규모의 20% 선인 해외 투자 비중을 2019년 25%까지 늘리기로 했다. 기금 규모가 같은 기간 450조원에서 800조원으로 불어남에 따라 해외 투자 금액은 90조원에서 200조원으로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신규 투자 대상도 확대한다. 국민연금의 숙원사안인 헤지펀드 도입 여부가 이르면 내년 2월 열리는 2015년 1차 기금운용위에 안건으로 상정된다. 앞서 2008년 헤지펀드 도입이 안건으로 올라갔다가 부결됐지만 최근 헤지펀드 도입 필요성에 따른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이번에는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국민연금 내부에서는 보고 있다.
목재와 농산업 등에 대한 투자도 검토하기로 했다. 호주 목초지, 미국 밀밭단지, 러시아 원목지대 등이 투자 대상에 오르내리게 된다.
외화자산이 늘어남에 따라 외환 관리체계도 다시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 국민연금은 해외채권만 100% 헤지(위험회피)하고 주식이나 대체투자 자산은 환율 변동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앞으로 전체 해외자산 전체 규모에 맞춰 헤지 비율을 다시 설정하고, 기타 자산에 대해서는 달러, 유로, 엔 등 각국 통화를 적절하게 나눠 보유하는 식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돈은 해외로, 몸은 전주로
기금운용위는 운용전문인력 65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총 인원 161명의 인력을 당장 40%나 늘리는 파격적 조치다. 해외 현지 운용 역량도 강화하기로 했다. 뉴욕과 런던의 기존 사무소를 지점으로 승격시킬 예정이다. 그동안 업무가 시장 조사 수준에 머물렀지만 앞으로 인력을 늘려 운용을 맡길 방침이다. 또 아시아 지역에도 사무소를 두기로 했다. 2016년 전주 이전을 앞두고 인력 이탈이나 해외 네트워크 약화에 대비하겠다는 취지다.
여기에 기존 운용 인력에 대한 보상 체계도 새로 짜기로 했다. 성과급 구조를 개편해 ‘장기 성과급’을 만들었다. 한마디로 우수 인력의 장기 재직을 유도하겠다는 얘기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해외 근무, 성과급 등을 당근으로 제시하겠지만 효과는 지켜봐야 한다”며 “자산 증가 속도에 맞춰 국민연금이 우수 인력과 투자 시스템을 얼마나 잘 갖추느냐가 앞으로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봉/좌동욱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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