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수' vs '아베노믹스 폐기'…日 총선, 국내 증시 영향은?

입력 2014-12-14 11:25  

[ 노정동 기자 ] 일본 국회 해산에 따른 중의원 선거가 14일 시작됐다. 이번 선거는 자민당 총재를 겸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한 국민의 신임여부를 묻겠다며 중의원을 해산함에 따라 치러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가 아베 총리가 소속된 집권 자민당이 단독 또는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 합세해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통화완화책 강화를 추진하는 '아베노믹스'가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백윤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일본 경제와 소비세율 인상 등을 앞둔 아베 총리로서는 이번 총선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현재까지 상황을 놓고 보면 아베 총리가 예상한 시나리오대로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는 표면적으로는 소비세 인상 시기를 연기하고 이에 대해 일본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는 것이지만 실제는 통화완화책 강화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의 징후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또한 일본의 정부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00%를 넘어가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소비세율 인상을 계속해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소비세율 인상을 단행할 경우 오는 2016년 예정된 총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백 연구원은 "일본 증시가 최근 몇 개월간 엔화 가치 약세에 힘입어 급등한 것과는 달리 지난 2분기와 3분기 일본 경제성장률은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경기회복에 대한 고민이 컸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예상대로 자민당과 공명당이 중의원의 3분의 2인 266석을 확보해 승리할 경우에도 일본 경제의 불안요인이 크게 부각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의원 선거 승리에도 아베 총리가 아베노믹스 시행 2년이 된 현재 시점에서 집권 후 공격적인 통화완화책에 따른 경제적 불안요인이 곳곳에서 터져나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오창섭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엔저(低)에도 원전가동 중단에 따른 에너지 수입증가로 28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해 엔화 약세의 유지가 불가능한 상황에 까지 이르렀다"며 "이에 따라 선거 승리에도 엔화 약세 지속이 어려워 내년을 기점으로 일본과 한국의 신용등급이 역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아베 총리로서 최악의 경우는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하는 경우다. 여당의 선거 패배로 아베 총리의 퇴진이 확실시 될 것으로 보이면서 기존 '아베노믹스'로 규정된 정책 노선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일본뿐만 아니라 이에 영향을 받는 금융시장의 혼란을 야기할 것이란 전망이다. 엔·달러 환율 급등과 일본 닛케이 지수의 폭락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설명.

백 연구원은 "가능성은 낮지만 아베 총리가 과반 이하로 의석 수를 얻게 될 경우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아베 총리의 위치가 위태로운 것과 동시에 또 다른 불확실성을 시장에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아베 총리의 자민·공명 연립여당이 압승할 경우 국내 증시에는 환율 우려가 재부각될 수 있다. 통화완화책을 지지하는 아베노믹스의 정책 선명성이 강화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자민당의 승리시 아베 총리가 장기 집권하게 되면서 통화완화책을 강화하고 있는 '아베노믹스' 기대 심리가 나타날 것"이라며 "이는 국내 증시의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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