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스님 총장' 탄생할 듯 … 종단 개입 논란에 시끌

입력 2014-12-15 13:17   수정 2014-12-15 13:52

[ 김봉구 기자 ] 불교 조계종 종립대학인 동국대에 ‘스님 총장’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조계종 종단이 부적절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동국대 법인 이사회는 16일 제18대 총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를 개최한다. 동국대 총장후보추천위원회(총추위)는 앞서 이달 4일 △김희옥 현 총장 △한태식 교수(법명 보광스님·불교학부) △조의연 교수(영어영문학부) 3명의 최종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했다.

논란은 지난 11일 김 총장이 후보에서 사퇴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어 14일엔 조 교수마저 학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했다. 최종후보 3명 가운데 2명이 사퇴하면서 보광스님만 후보로 남는 모양새가 됐다.

김 총장과 조 교수가 밝힌 사퇴 배경은 종단이다.

김 총장은 “종립대학의 총장직은 연임이 적합하지 않다는 종단 내외의 뜻을 받들어 재임의 뜻을 철회하고 총장 후보에서 물러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더욱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법적 기구인 재단 이사회 권한을 초월해 종단 권력에 의해 총장 선임 절차가 유린당했다. 종단은 총장 선거에 개입하지 말고 학교의 자율성을 유지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지난 2010년 헌법재판관 재직 도중 모교인 동국대 총장을 맡아 화제가 됐다. 재임 기간 학교 역사상 기부금 최다모금 등의 실적을 거둬 학내외 평판이 좋은 편이었다. 총추위 투표에서도 김 총장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보광스님, 조 교수 순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홀로 남은 후보 보광스님의 총장 선임이 유력시된다. 그는 2006년과 2010년에 이어 세 번째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번 총장 선거에서 김 총장과 함께 최종 후보에 올랐으나 마지막에 고배를 들었다. 1987년 동국대 교수로 부임했으며 1996~2003년 대외협력처장 시절 약 660억 원의 기금을 모금하는 등의 실적을 거뒀다.

그가 동국대 총장으로 최종 선임될 경우 ‘최초의 비구(남자승려) 대학 총장’인 지관스님 이후 24년 만에 스님 총장이 탄생한다. 명진학교에서 출발해 혜화전문학교를 거쳐 지금의 동국대 형태를 갖춘 뒤 사상 두 번째 스님 총장이 되는 것.

다만 연이은 사퇴로 인해 단독 후보가 된 만큼 총장이 된다 해도 정통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동국대 법인은 16일 이사회를 강행할 계획이다. 법인 관계자는 “이미 이사들에게 통보했으므로 관련법(사립학교법)에 따라 이사회는 개최돼야 한다” 며 “이사진 13명의 과반수인 7명 이상이 참석해 요건이 충족되면 예정대로 총장 선임 안건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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