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팬오션·쌍용건설, 모두 외국계에 팔리나

입력 2014-12-15 20:37   수정 2014-12-16 04:22

16·17일 본입찰 실시
팬오션, KKR이 유력후보
쌍용건설엔 두바이투자청



[ 안대규 기자 ] ▶마켓인사이트 12월14일 오전 11시24분

인수합병(M&A) 시장의 대어인 팬오션과 쌍용건설이 16일 과 17일 연이어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한다. 두 매물 모두 외국계에 팔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벌크선사 1위 팬오션 매각전에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쌍용건설에는 두바이투자청(ICD)이 본입찰 참여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두 매물 모두 유찰을 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나머지 후보가 실사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태여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팬오션과 쌍용건설 모두 외국계 투자자에게 매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가 지난달 25일 팬오션 인수 후보자의 조건으로 ‘8500억원의 유상증자’란 높은 문턱을 만듦에 따라 자금력이 있는 KKR만이 참여를 확정했다. 곡물 유통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팬오션 인수를 강하게 추진해왔던 국내 닭고기 전문업체인 하림그룹은 아직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팬오션에 정통한 한 IB 관계자는 “법원이 유상증자 조건을 내건 이후 하림그룹의 인수 의지가 크게 꺾였다”며 “8500억원 유상증자 가치가 있는지 하림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채권단이 2007년부터 7차례 매각을 시도했으나 무산된 쌍용건설은 이번엔 ICD의 적극적인 인수 의지로 ‘7전8기’ 만에 매각이 성사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ICD가 가장 적극적으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ICD에 이어 강력한 인수 경쟁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삼라마이더스그룹은 다소 의지가 식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스틸앤리소시즈나 싱가포르펀드의 경우 자금 여력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아랍에미리트(UAE)의 2대 국부펀드인 ICD는 전 세계 투자 기업 가운데 건설사 및 시행사가 많아 이 분야 시너지를 노리고 쌍용건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19위인 쌍용건설은 해외 고급건축과 리모델링 분야에서 업계 최고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법원은 법정관리 기업 가운데 이례적으로 외국계 투자자가 팬오션과 쌍용건설의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오름에 따라 신중하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법원 관계자는 “법정관리 기업 M&A에서 외국계 투자자라고 역차별을 받게 할 수 없다”며 “적법한 외국계 투자자가 한국 법정관리 기업 M&A에 많이 참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한국 기업회생제도가 우수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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