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내 증시는 계속되는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유가 급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데다 그리스 조기 대선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이벤트가 산재해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낙폭 과대에 따른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 매력은 있지만 분위기 전환을 이끌 만한 모멘텀(상승 동력)은 강하지 않다며 방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유가, 5년7개월來 최저…미 증시 부진
간밤 미국 증시는 유가 급락 여파로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종합지수 등 3대 지수가 모두 부진했다.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최근 유가 급락에도 감산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또 큰 폭으로 떨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90달러(3.3%) 내린 55.91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09년 5월 이후 5년7개월 만에 최저치다.
국내 증시도 이 영향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변수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시가 조정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국제 유가의 가파른 하락세와 함께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도 다시 고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시티 매크로 리스크 인덱스가 2011년 이후 최고치로 오르는 등 글로벌 리스크 관련 지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다만 과거 글로벌 리스크 확대 국면에서의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조만간 국내 증시도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리스크 관련 지표들의 급등세가 두드러지는 국면에서 국내 증시 움직임을 살펴보면 'V'자 패턴의 반등세나 안정을 되찾은 경우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 FOMC 금리 깜빡이 어디로…관망 자세 필요
전문가들은 오는 16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올해 마지막 FOMC를 전후로 투자심리(센티멘트)가 바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FOMC 회의에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지 않는다면 글로벌 증시가 안도 랠리 국면에 들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저물가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Fed가 내년에도 기준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 역시 국제 유가 급락으로 Fed 위원들의 매파적인 성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 과연 Fed가 통화정책 변화 신호를 금융시장에 던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내년 초 금리를 당장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미국 경기 회복세와 Fed 위원들의 발언 등을 종합해 볼때 통화 정책 변화가 임박해지고 있다"며 "유가 리스크와 그리스, 아베노믹스와 Fed 통화정책 등 '4각 파도'가 잠잠해질 시점까지는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기사보다 빠른 주식정보 , 슈퍼개미 APP]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