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한전, 朴 대통령 발언에 '덜컹'…증권업계 "요금인하 우려 과도"

입력 2014-12-16 08:59  

[ 박희진 기자 ] 한국전력 주가가 정부의 전기요금 인하 주문에 덜컹 내려 앉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전기요금 인하 우려가 과도하다고 입을 모았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한국전력 주가는 장중 14% 넘게 급락했으며, 5% 하락 마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에 유가 절감분이 즉각 반영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지난 7월초 대비 45% 하락했다. 유가가 하락하면 한국전력은 액화천연가스(LNG) 및 유류 관련 원료비가 하락하면서 비용이 하락 효과가 나타난다.

이같은 우려에도 증시 전문가들은 조만간 전기 요금 인하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을 내놨다. 실질 요금 조정에는 절차상 시간이 필요할 뿐 아니라 전력수급 여건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칙적으로 유가하락이 재무제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내년 총괄원가를 갖고 요금이 결정돼야 하기 때문에 요금결정까지는 4~6개월 정도가 필요해 보인다"며 "박 대통령이 '즉각'이란 표현을 사용했지만 즉각 반영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력난이 해소된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전기요금을 인하하면 에너지 수요가 전기에 집중되면서 전력수급 여건이 다시 악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전력이 구입하는 LNG)가격이 아직 하락하지 않은 점도 전기 요금 인상을 늦추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전의 연료비 비중은 LNG가 50%로 가장 높기 때문에 유가 하락으로 LNG 가격이 함께 떨어질 때 혜택을 얻게 된다.

이같은 요인들을 감안했을 때 전기요금 인하는 내년 하반기부터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다.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일단 내년 상반기 실적에는 부정적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유가가 현재 바닥을 형성하는 국면이라면 반등시 실질 요금 인하로 이어지질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전기요금이 인하되더라도 한국전력의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류 연구원은 "앞서 한국전력 주가가 원료비 하락 호재를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용 하락분 만큼의 전기 요금 인하시에도 주가 하락 우려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7월 이후 유가가 꾸준히 하락했음에도 한국전력 주가는 20% 상승에 그쳤다. 유가 하락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면 내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의 40~50% 상향 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그만큼 주가가 상승했어야 한다는 게 류 연구원의 설명이다.

정유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만약 유가 하락을 반영하더라도 전기 요금 인하는 5%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전일 주가 하락은 우려를 선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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