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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직장에 다니는 A군과 B군은 모두 최고 사원이지만 A군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을 열심히 관리하고, B군은 별로 관심없이 일에만 몰두했다면 어떤 결과가 생길까요. 둘이 동시에 정년 퇴직을 했을 때 받는 퇴직금이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DC형 퇴직연금의 본질은 입구는 공평하지만 출구가 불공평할 수 있다는 '가능성'입니다."
일본에서 확대되고 있는 DC형 퇴직연금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선 투자교육이 미리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타 조지 NPO DC형 기업연금종합연구소 이사장은 16일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연금교육포럼 발족 기념 세미나에 참여해 일본 퇴직연금시장의 현주소에 대해 설명했다.
하타 조지 이사장은 "일본의 연금시장은 성공 사례보다는 실패 사례가 많을 수 있지만 한국 연금시장이 일본처럼 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에서 퇴직연금의 위상은 높다"며 "고령자세대 수입의 70%가 공적연금이고, 60%가 공적연금만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역시 확정급여(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되는 추세라고. 현재 520만 명이 가입돼 있다는 것이 조지 이사장의 설명이다.
DC형 퇴직연금이란 회사가 근로자 개인에게 연봉의 12분의 1 이상을 미리 줘 근로자가 직접 굴리게 하고 수익률 책임도 근로자가 지게 하는 방식이다. 반면 DB형은 받을 돈이 정해져 있고, 회사가 운용 책임을 진다는 점에서 기존 퇴직금 제도와 비슷하다.
일본 퇴직연금이 DC형화(化)되는 이유에 대해 하타 조지 이사장은 "거품이 붕괴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저성장이 이어지면서 투자신탁, 주식이 불안정화되자 회사 입장에서는 기존 퇴직금 제도가 큰 부담이 됐다는 것이다. 또 공적연금의 실질적인 가치가 반감되면서 생활 유지를 위한 사적 연금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번졌다는 것.
하타 조지 이사장은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 투자 능력 부족은 새로운 불공평을 조장할 수 있고, 어느날 갑자기 '나의 퇴직금과 연금이 이렇게 작을수가 있느냐' 며 좌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업에 의한 투자능력 양성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하타 조지 이사장은 "투자교육이 만능은 아니지만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여전히 투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극단적으로 말해 이들을 근절시키는 것만 되어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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