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천 경정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 적용

입력 2014-12-16 17:03  

검찰이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 문건 등의 청와대 문건을 외부로 반출한 혐의를 받는 박관천 경정에 대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문건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관계자는 16일 "박 경정에 대해서는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우선 박 경정이 청와대에서 문건들을 반출한 장본인이라는 점을 검찰이 최종 확인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통령기록물은 대통령뿐 아니라 대통령의 보좌기관에서 생산·접수·보유 중인 기록물을 모두 포함한다.

청와대 재직시절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감찰 및 동향 정보를 다뤘던 박 경정이 작성한 문건도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한다고 검찰은 봤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제14조는 이런 기록물을 은닉 또는 유출하는 행위 등을, 제19조는 기록물 관리자가 기록물 내용을 누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달 초 문건 유출 파문이 불거지고 검찰 수사가 개시된 이후 박 경정이 아닌 다른 경로로 문건이 청와대 밖으로 나갔다는 관측들이 나돌았다. 청와대에 파견 근무 중이던 경찰이나 검찰 수사관이 빼갔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이는 오모 행정관이 청와대에 제출한 '유출 경위보고서' 내용이기도 하다.

하지만 검찰은 여러 물증과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유출 문건 모두가 박 경정이 지난 2월 경찰로 복귀하면서 개인 짐에 넣어 반출한 것으로 파악했다.

앞서 검찰은 박 경정에게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하고자 한 바 있다.

하지만 박 경정이 갖고 나온 문건을 중간에 빼돌려 언론사 등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최모(사망)·한모 경위에 대해 같은 법조항을 적용했다가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기각 사유는 '범죄 소명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지만 유출 문건의 내용이 세간의 풍설을 담은 게 많은데, 이를 비밀로 보호할 만한 사안인지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으로도 이해됐다.

검찰로서는 법리적 보강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이에 검찰은 법원과의 법리적 시각차로 수사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우회술로 박 경정에 대해서는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은 기록물의 내용이 보호할 가치가 있는지를 입증할 필요 없이 기록물 내용을 유출 또는 누설하면 범죄가 성립한다는 점에 주목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서는 실수로 기록물을 유출했을 가능성에 대한 별도의 판단이 필요 없고, 유출 행위 자체가 고의적 행위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대신 검찰은 문건 유포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한 경위의 경우, 청와대에서 문건 생성에 관여하지 않은 만큼 원래대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하는 한편 법리와 물증을 보강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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