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한국 게임·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 중국서 성공가능성 크죠"

입력 2014-12-16 21:40   수정 2014-12-17 15:00

최장수 中 베이징 사무소 대표 최용원 세종 변호사


[ 양병훈 기자 ] “베이징시의 모습은 한마디로 상전벽해죠. 처음 중국에 들어온 10년 전에 비하면 몰라보게 발전했습니다. 이 기간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을 도왔다는 자부심도 큽니다.”

최용원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50·사법연수원 28기·사진)는 내년이면 중국 사무소 생활 10년째를 맞는다. 1999년 세종에 입사한 그는 2006년 베이징지사에 파견돼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한국 로펌 중국 사무소 대표 가운데 최장수다. 중국의 초고속 성장을 지켜본 산증인이기도 하다. 베이징의 랜드마크인 SK타워도 그가 주재원 생활을 하는 중에 생겼다. 현재는 삼성생명이 시 중심에 중국법인 사옥을 짓고 있다.

최 변호사는 “지금까지 성사시킨 한국 기업의 중국 투자 건이 셀 수 없이 많다”고 회상했다. 그는 “롯데쇼핑이 2007~2008년께 중국 마트를 약 6억달러에 인수할 때도 참여했다”며 “한화케미칼이 중국 태양광 회사 ‘솔라펀’을 인수한 5억달러짜리 거래를 성사시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최 변호사는 “힘들게 일해 인수를 성사시키고 나면 국위를 선양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뿌듯하다”고 했다. 다만 최근에는 한국 기업의 중국 투자가 점점 어려워져 안타까운 생각도 든다. 그는 “한국에서 일할 때는 의뢰 건을 마무리하고 나면 그 이후 소식은 크게 신경 안 썼는데 여기서는 다르다”며 “중국 진출을 컨설팅해준 기업이 고전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마음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최 변호사는 “지금은 중국 사람들이 조 단위 투자를 쉽게 생각할 정도로 성장해 한국 기업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아직 희망은 있다. 과거 한국 제조업과 부동산 투자가 중국에서 누린 ‘영화’를 근래에는 게임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이어받았다고 한다. 한국 영화를 중국에 수출하는 게 아니라 직접 중국에서 영화를 제작하는 사례도 생겼다. 이 분야는 중국에서 상당 기간 경쟁력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최 변호사는 보고 있다. 최 변호사는 “2년 전부터 한국 문화산업의 중국 진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쓰나미가 올 때 징조가 보이듯 해외시장 진출도 작은 징조가 나타나다 보면 나중에 큰 건들이 몰려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중국 런민대에서 ‘자산증권화와 관련된 중국의 각종 법’에 대해 박사학위 논문을 쓰고 있다. 내년 말께 논문을 완성하면 책으로도 낼 계획이다. 최 변호사는 “중국 증권투자와 관련된 책이 거의 없어 출판을 결심했다”며 “한국 기업의 중국 이해를 넓히는 마중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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