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가입자 천만 돌파
케이블TV 성장 속도의 4배
디지털 방송 전환 '일등공신'
영화 등 콘텐츠 유통에도 기여
[ 김보영 기자 ]
인터넷TV(IPTV)가 상용화 6년 만에 1000만 가입자 시대를 열었다. IPTV의 도입과 급성장은 디지털 방송 시대를 앞당기고 소비자 시청 패턴을 ‘스마트’하게 바꾸는 데 일조했다. 콘텐츠 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파죽지세로 이용자 수를 늘려 가는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와의 협업, 콘텐츠 시장에 대한 추가 투자는 ‘포스트 1000만’ 시대의 숙제다. IPTV 1000만 가입자 돌파의 의미와 향후 과제를 짚어봤다.
IPTV의 질주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KODIMA)는 지난 10일 서울 도화동 서울가든호텔에서 ‘IPTV 1000만·출범 6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KODIMA와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국내 IPTV 사업자 3사,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 등 업계 관련자들이 모여 1000만 돌파를 축하하고 IPTV 업계의 성장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IPTV가 탄생한 것은 2009년이다. 이 해 1월 처음으로 상용 서비스가 시작됐다. 상용화 직후부터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KODIMA에 따르면 서비스 출시 3년4개월이 지난 시점인 2012년 4월 500만 가입자를 넘어섰다. 나머지 절반을 모으는 속도는 더 빨랐다. 2년4개월 만에 500만 가입자를 추가 유치해 지난 8월 1000만 가입자를 달성했다. 상용화 5년8개월 만이다. 다른 서비스와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더 눈에 띈다. 상용화 6년이 지난 시점 케이블TV는 256만명(2000년 말), 위성방송은 215만명(2007년 말)에 지나지 않았다.
가파른 성장을 거듭해오면서 IPTV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을 앞당기는 데 큰 몫을 했다. 그간 지상파만 시청하던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줌으로써 시장 경쟁도 활성화했다. 주문형비디오(VOD) 판매를 통해 콘텐츠 유통에도 기여했다. 일례로 2012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KBS의 IPTV VOD 판매 수익은 2009년 5억6000만원에서 2011년 82억7000만원으로 14배 급증했다.
콘텐츠 추가 투자가 관건
IPTV의 선방과 대조적으로 케이블TV 가입자는 지난 6월 말 기준 약 1500만명으로 점차 하락하는 추세다. IPTV 3사가 유료방송업계를 선도하는 방송 사업자가 된 셈이지만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다양한 OTT 사업자를 포함한 새로운 방송 관련 사업자들이 ‘파이’를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OTT 서비스 대표 주자인 ‘유튜브’의 선전과 북미 시장에서의 ‘넷플릭스’ 영향력을 보면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이에 OTT 사업자와의 적극적인 제휴·협력에 나서고 직접 콘텐츠에 추가로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콘텐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VOD 유통을 통해 콘텐츠 시장 활성화에 기여한 것은 맞지만 한발 더 나아간 콘텐츠 전략이 없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잘 만든 콘텐츠는 힘이 세다. 예컨대 KT의 IPTV 서비스 ‘올레tv’에서 올해 수익 1위를 거둔 ‘겨울왕국’은 극장 개봉 도중 1만8000원이라는 비싼 가격에 VOD를 동시 출시했지만 극장 수익을 갉아먹지 않고 시너지 효과를 냈다. 이 같은 콘텐츠 창출에 직접 기여해 생태계도 조성하고, 수익도 올려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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