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한국타이어 '12조 무게' 車부품사 되나

입력 2014-12-18 11:19  

[ 노정동 기자 ] 타이어+공조, 완성차 대상 협상력 확보…"주가 호재"
우선매수권 행사시엔 매출 12조 車부품사 탄생 가능


한국타이어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을 미국 자동차 부품업체인 비스테온으로부터 인수하기로 하면서 향후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이번 인수가 두 회사 주가에 장기적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한국타이어가 공동 인수에 참여한 한앤컴퍼니로부터 향후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경우 경영권 확보도 가능해 사업적 시너지 효과가 뚜렷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와 함께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을 미국 자동차 부품업체인 비스테온으로부터 공동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주식 매매 계약서(SPA)를 체결했다.

주당 인수가는 5만2000원이며, 총 거래 금액은 3조9400억원(약 36억달러)에 달한다. 지분은 한국타이어가 전체 주식의 19.49%, 한앤컴퍼니가 50.5%를 각각 인수하는 방식이어서 인수 주체는 한앤컴퍼니가 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모습이다. 한국타이어는 인수 관련 소식이 나온 지난 16일 6% 이상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상승세다. 한국타이어의 모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도 같은 날 10% 넘게 올랐고 한라비스테온공조도 인수 소식 이후 현재까지 4% 가량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의 주가 전망도 밝다. 한국타이어의 주요 사업인 타이어 사업과 자동차 핵심 부품인 공조 사업에서 시너지 효과가 뚜렷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타이어와 공조 부품 모두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분야로 이 두 부품은 협상력이 높은 품목"이라며 "추후 한국타이어가 한라비스테온공조 경영권을 가져오게 되면 종합 부품사로서 재탄생해 가격 주도권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한국타이어와 비교가 될 수 있는 기업으로 업계에선 독일의 컨티넨탈사를 꼽고 있다. 타이어 회사로 출발해 샤시, 파워트레인, 인테리어 등의 부품 사업을 추가해 지난해 매출액 333억유로의 거대 기업으로 거듭난 곳이다.

한국타이어 역시 향후 한라비스테온공조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면 매출 12조원 규모의 거대 매출 기업으로 도약이 가능하다는 설명. 한국타이어는 한앤컴퍼니 지분 매각시 행사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도 이번 계약에 포함시켰다.

고 연구원은 "두 업체 모두 강한 브랜드 가치를 가지고 있어 통합시 효과가 커질 것이라는 점은 명확하다"며 "납품 사업적 측면에서 영업력 확대도 기대돼 장기적으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거래는 모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로열티 수익과 배당금 수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한라비스테온공조의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과 배당성향을 감안하면 자원배분 관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현대차가 당초 한앤컴퍼니가 매각 주체가 되는 것에 반대 의사를 표한 것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공조 부품의 절반 가량을 한라비스테온공조로부터 납품 받고 있는 상황에서 사모펀드사(社) 인수시 제품 질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고 연구원은 "한국타이어가 한앤컴퍼니로부터 우선매수권 행사로 지분을 가져온다면 납품 지속성과 펀드 해산시 기술 유출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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