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앞서 16일 박 경정이 청와대 문건 10여건을 외부로 빼돌린 혐의에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공용서류 은닉 등을 적용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병원에서 그를 체포했다.
박 경정은 4월초 세계일보의 청와대 행정관 비리 의혹 보도 이후 문건 유출자로 의심받자 반출 사실을 숨기려 자신을 피해자인 것처럼 꾸미고 공직기강비서관실 경찰관, 대검 수사관 등이 반출한 것처럼 만든 경위서를 5월께 청와대에 제출했다.
검찰은 경위서가 형식상 문건 유출 동향 보고서로 돼 있지만 문건 절취, 유출자를 처리해달라는 사실상의 진정서로 보고 무고죄를 적용하기로 했다.
검찰은 박 경정이 거짓 경위서를 작성하는 과정에 개입한 제3의 인물이 있는지도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권력암투설'을 촉발한 '정윤회, 박지만 미행설' 문건과 관련해 박 경정에게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을 적용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의 처벌 의사를 확인해보고 명예훼손도 검토하겠다"며 "국정개입 의혹과 미행설 문건 내용과 유포 가능성을 따져보면 정씨도 피해자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경정이 작성한 미행설 문건에서 박 회장을 미행했던 것으로 지목됐던 인물은 전날 검찰 조사에서 "정윤회도 모르고 박관천도 모른다"며 "왜 문건에 내 이름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행 문건은 박 경정이 시사저널 보도가 나온 3월 23일 이후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지만 회장은 주변에서 미행설이 거론되자 박 경정에게 관련 문건이 있으면 달라고 요청했고, 당시 도봉서에 근무하던 박 경정은 카페 대표의 아들을 미행자로 지목하고 그와 면담한 것처럼 꾸민 문건을 박 회장의 측근인 전모씨를 통해 전했다.
검찰은 박 경정이 박 회장측에 문건을 넘기기 전 시사저널 기자를 만나 미행설을 제보했는지 등도 확인하고 있다.
박 경정은 검찰이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 전 미행설 문건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달 9일 청와대 문건 유출과 관련해 한화 직원의 사무실을 검찰이 압수수색했을 때 승마협회 관련 문건 등이 넘어간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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