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라 기자 ] 고유가 시대에 ‘블루오션’이었던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유가 폭락 여파로 휘청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 보도했다. 석유의 대체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던 청정에너지 수요가 당분간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2004년 600억달러(약 66조2000억원) 규모였던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지난해 2510억달러까지 커졌다.
태양광, 풍력에너지, 전기차 관련 업체 주가는 최근 일제히 하락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산유량을 동결하기로 한 지난달 말 이후 전기차 선두 업체 테슬라모터스의 주가는 18.3% 하락했다. 중국 태양광 패널 제조사인 잉리그린에너지홀딩스 주가는 29.5%, 세계 최대 풍력 터빈 공급업체인 덴마크 베스타스윈드시스템의 주가도 11% 내려갔다.
OPEC의 산유량 동결 결정 이전에도 미국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은 유가 하락의 타격을 입었다. 11월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1% 감소했다. 반면 연비가 더 낮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판매량이 91% 증가했다.
FT는 그러나 “신재생에너지는 석유와 경쟁관계가 아니고, 유가 하락으로 인한 최근 그린에너지 시장의 반응은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1970년대 그린에너지 개발 붐은 아랍의 석유 금수조치 때문이었지만 2000년대 이후 신재생에너지 개발은 지구 온난화 우려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반 더 호븐은 “과거 기후 변화 전망은 정치적으로 거의 쟁점이 되지 못했지만 지금은 정반대”라며 “각국 에너지 정책이 단기간에 바뀔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기존 에너지 프로젝트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저유가 탓에 전 세계 총 1조달러(약 1085조원)에 이르는 에너지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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