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향기] '천재'가 만든 VIP들의 구두, '스테파노 베메르'

입력 2014-12-22 07:01   수정 2015-01-11 13:47

스테파노 베메르


[ 임현우 기자 ]
“남자에게 구두란, 그 사람이 누군지를 보여주는 아주 특별한 아이템입니다. 남성들은 액세서리를 그리 많이 하지 않잖아요? 어떤 브랜드, 어떤 스타일의 구두를 신느냐를 통해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거죠.”

이탈리아 고급 남성구두 ‘스테파노 베메르’를 이끄는 토마소 멜라니 대표(아래 사진)의 얘기다. 스테파노 베메르는 독학으로 구두 제작을 배우기 시작해 ‘천재 구두장인’ 반열에까지 올랐던 스테파노 베메르가 1983년 피렌체에서 자신의 이름을 따 만든 브랜드다. 비스포크(bespoke·맞춤) 전문으로 출발해 2000년에는 프레타포르테(prt--porter·기성) 라인으로 영역을 넓히며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영국의 유명 배우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이 브랜드에 푹 빠져 한동안 연기를 아예 중단하고 베메르의 수제자로 들어가 구두 만드는 법을 배웠던 일화로도 유명하다.

스테파노 베메르는 국내에선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패션에 관심이 많은 ‘VIP’ 남성들이 많이 찾는 브랜드로 꼽힌다. 기성화는 100만원 후반대, 모든 공정을 수작업으로 완성하는 최상급 맞춤 서비스인 식스펜스 비스포크는 300만원 후반대에 이른다. 서울 가로수길의 남성 신발 전문 편집매장인 ‘유니페어’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멜라니 대표는 “스테파노 베메르의 구두에는 독보적인 품질과 깊이 있는 철학이 깃들어 있다”며 “전 세계에서 공수한 최고급 소재를 다양하게 활용한다는 점이 우리 회사의 DNA”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매장에 비치된 스테파노 베메르의 가죽 샘플을 보면 다양한 질감과 색상에 놀라게 된다. 소나 악어는 기본이고 거북이 가죽, 코끼리 가죽, 물고기 비늘 등도 활용한다. 1780년대 영국령에서 침몰한 가죽 수송선에 실려 있던 러시아 순록 가죽도 있다. 200년 넘게 진흙 속에 진공상태로 보존돼 있다가 2000년대 들어 발견된 것을 확보했다고 한다.

스테파노 베메르에는 예상치 못한 위기도 있었다. 창업자인 베메르가 2012년 48세로 세상을 떠난 것. 2010년부터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던 멜라니는 지난해 회사를 인수했다. ‘명품 구두’로서 쌓아온 높은 명성이 그대로 사라지게 할 순 없다는 생각에서였단다.

멜라니 대표는 “회사 주인은 바뀌었지만 브랜드의 정체성과 품질만큼은 달라진 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스포크에 있어서는 누구도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최고의 경지’에 올라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성화 부문을 강화해 더 많은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접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기성화는 한해 2000켤레 정도 생산하는데, 맞춤구두와 동일하게 40여시간에 걸쳐 100% 수작업으로 만든다. 그는 “많은 구두 브랜드가 맞춤화와 기성화의 생산라인이 분리돼 있지만 우리는 한곳에서 통합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값도 싸고 품질도 무난한 구두를 어디서든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시대에, ‘장인정신’이 담긴 좋은 구두를 신어야 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정말 많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발이 정말 편안합니다. 출근할 때부터 퇴근까지 매일 10시간 이상 신는 게 구두잖아요. 좋은 구두를 신는다면 집에 돌아와서도 결코 힘들지 않죠.”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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