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MICE라디오·흑백TV서 스마트기기까지
전자산업 발자취 고스란히 담겨
기업 제품홍보·판로개척 창구에서
미래 트렌드 예측 비즈니스場으로
대형화·국제화로 새로운 50년 준비
[ 이선우 기자 ]
“1960년대 라디오와 흑백TV, 1970년대 컬러TV와 컴퓨터 라디오카세트, 1980~90년대 전자레인지 냉장고 세탁기 VCR 대형 컬러TV CD플레이어 등을 거쳐 2000년대 휴대폰 디지털TV MP3플레이어 스마트기기에 이르기까지 한국은 물론 세계 전자시장의 변천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죠. 앞으로 급변하는 전자·정보기술(IT) 분야의 트렌드를 예측하고 확인할 수 있는 비즈니스의 장으로서 한국전자산업대전은 새로운 50년을 준비할 겁니다.”
최상미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본부장은 ‘한국전자산업대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전자산업대전은 54년 역사 한국 전자산업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대표적인 산업전시회다. 1969년 서울 덕수궁 옆 국립공보관에서 한국전자전람회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지난 10월 45번째 행사가 열렸다. 21개 국가 800여개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3000여명의 해외바이어와 5만8000명의 관람객이 행사장을 다녀갔다.
전자산업대전의 시작은 미약했다. 당시 국내 전자산업의 연간 수출 규모는 10억달러에 불과했다. 지금은 5만㎡ 규모 킨텍스 전시장을 업체들로 가득 채우는 행사지만 첫 행사는 1000㎡가 채 되지 않을 만큼 작은 곳에서 열렸다. 전시제품도 라디오, 흑백TV, 수동 부품이 전부였다. 그나마도 미국 일본 독일 등의 제품을 가져와 분해·조립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모방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전자산업대전은 1980~90년대 국내 전자산업의 비약적인 성장과 함께 한국 전자산업을 상징하는 산업박람회로 성장했다. 최 본부장은 “국내 전자산업이 생산기반을 갖추며 본격적인 수출산업으로 자리잡은 성장 스토리에는 전자산업대전의 역할이 컸다”며 “당시에는 지금처럼 다양한 홍보수단도 없었기 때문에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모두 전자산업대전을 제품 홍보와 판로 개척의 기회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박람회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당시 전자산업대전은 한국산 전자제품을 알리는 유일한 홍보창구이자 수단이었던 셈이다.
전자산업대전은 그동안 대형화와 국제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에 나서기도 했다. 2005년 20년 넘게 행사장으로 이용하던 서울 삼성동 코엑스를 떠나 고양 킨텍스로 개최 장소를 옮겼다. 이미 국내 최대 규모의 전자·IT 행사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글로벌 시장공략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최 본부장은 “2008년부터 동시에 개최하고 있는 국제반도체대전, 국제정보디스플레이전과의 전략적 제휴도 바로 국제화와 대형화를 위한 노력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산업박람회로서 전자산업대전의 역할과 기능은 참가기업들이 거둔 성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각종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스위치를 제조하는 성문일렉트로닉스의 이강일 대표는 “회사설립 초기 고정 거래처가 없어 고민했는데 한국전자전에 참가해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그 기업과 거래를 꾸준히 이어오면서 현재까지 LED모듈 수천만개를 납품했다”고 말했다. 한국전자산업대전의 효과를 직접 경험한 이 대표는 2005년부터 10년째 매년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처음 전자산업대전에 참여한 세종아이앤텍 유제빈 사장은 “지난 2월 출시한 음이온 공기청정기를 갖고 참가해 홍보 효과를 제대로 봤다”며 “행사가 끝난 지금도 거래나 제휴를 원하는 바이어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사장은 이어 “다양한 홍보 채널이 있지만 직접 바이어와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하고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전자산업대전은 상당히 매력적이고 효율적인 행사”라고 평가했다.
내년 한국전자산업대전은 10월14~1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1전시장)에서 열린다.
이선우 한경닷컴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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