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人이 꼽은 올해 사자성어 氣盡脈盡

내년 경영환경 사자성어는…必死則生


[ 김용준 기자 ]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중소기업인 5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다. 올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기진맥진(氣盡脈盡·기운이 없어지고 맥이 풀렸다)’을 꼽은 경영자가 42.2%로 가장 많았다. 세월호 참사와 내수시장 침체, 엔저(低) 등 거듭된 경영 악재에 기운을 다 빼앗겼다는 얘기다.

응답자의 36.2%는 ‘천신만고(千辛萬苦·마음과 몸을 온가지로 수고롭게 하고 애를 씀)’를, 8.8%는 ‘전호후랑(前虎後狼·앞으론 호랑이와 맞서고 뒤로는 이리가 들어온다)’을 꼽았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을 꼽은 중소기업인은 12.8%에 그쳤다.

‘내년을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어떤 것이 어울리겠는가’라는 질문에 중소기업인들의 33%가 ‘필사즉생(必死則生·죽기를 각오하면 살 수 있다)’이라고 답했다. 생존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보는 중소기업인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이어 ‘거주양난(去住兩難·가야 할지 머물러야 할지 결정하기 어렵다)’과 ‘속수무책(束手無策·뻔히 보면서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꼼짝할 수 없다)’이 각각 27.4%, 13%로 뒤를 이었다. 위기가 올 것을 알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생각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심리를 반영한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중소기업인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의 11.4%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 길을 개척하겠다는 뜻의 ‘극세척도(克世拓道)’를, 11%는 묵은 것을 버리고 새 것을 펼친다는 ‘제구포신(除舊布新)’을 택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내년에도 경영 여건이 어렵겠지만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 등을 통해 새 기회를 노리겠다는 기업인들의 의지가 보이는 응답”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경영환경에서 가장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으로는 76.2%(복수응답)가 ‘내수경기 부진’을 꼽았다. 37%는 ‘세계경제 회복 불투명’을, 25.8%는 ‘대기업의 실적 악화’를 악재로 꼽았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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