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에씨에, 미스왕①] K뷰티 중국 덕에 웃다

입력 2014-12-24 14:28   수정 2014-12-24 16:28


[ 오정민 기자 ] # "환잉광린(歡迎光臨·어서오세요)!"

서울 중구 명동의 한 로드숍 화장품 매장에 들어가자 낭랑한 직원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매장 내부에선 직원들이 바구니에 제품을 담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 접객에 바쁘다.

명동은 중국인 소비자 공략에 나선 K뷰티 브랜드들의 격전지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최근 2~3년 사이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해 명동 로드숍 매출의 70% 이상이 중국인 관광객에게서 발생하다"고 설명했다.

# 한국의 명동격인 중국 상하이 화이하이루에 있는 팍슨백화점 1층 고급화장품 매장. 40여개 매장이 입점해 있는 화장품 구역의 중심부인 '골든존'에 설화수 매장이 있다. 우시아오전 설화수 뷰티어드바이저(BA)는 "설화수가 한 달에 50만 위안(약 8600만 원)어치 팔려 화장품 매출 상위 6~7위 권에 올라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한국 화장품, K뷰티의 유혹에 빠졌다. 제품력과 한류로 무장한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중국 여인들의 마음을 파고 들어 올해 관련 업체들이 호실적을 거뒀다.

◆ 화장품, 유커 덕에 소매판매액·중국 수출 '쑥쑥'

24일 화장품 업계와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유커·遊客) 10명 중 7명이 화장품을 사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커가 면세점과 로드숍 등에서 화장품을 사들이면서 국내 화장품 총 소매판매액이 눈에 띄게 들었다. 통계청이 집계한 3분기 국내 화장품 소매판매액(간접세 제외)은 분기 기준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국내에서 팔린 화장품 판매액이 직전 분기 대비 10.3% 증가한 4조1696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관련 업체들의 면세점 실적도 두드러지게 개선됐다.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화장품 사업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0% 뛰었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의 경우 관련 매출이 201% 급증했다.

세계 2위 화장품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현지에서도 국내 업체들은 인기몰이에 나섰다.

올해(1~10월 누계 기준) 국내 화장품의 중국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4% 급증한 3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올해 화장품 무역수지는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가장 공격적으로 중화권 사업을 펼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중국 매출(위안화 기준)은 전년 동기보다 55%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1992년 중국 지사를 설립했다.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 일명 '5개 글로벌 챔피언 뷰티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10월에는 총 7억5000만 위안(약 1295억 원)을 투자, 세 번째 중국공장인 상하이 뷰티사업장을 완공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상하이 법인을 통해 후, 더페이스샵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88% 급증한 441억 원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9월 기존 마스터프랜차이즈 포샨과 합자법인을 설립, 중국사업에 한층 박차를 가했다.

브랜드숍들도 잇따라 성장시장인 중국 공략에 돌입한 상태다.

브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2006년 현지법인을 설립해 중국 시장에 들어섰다. 스킨푸드는 2008년 중국에 진출해 오프라인 매장 293개(10월 기준)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온라인몰에 입점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고, 잇츠스킨은 달팽이 크림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 미스왕의 한국 화장품 사랑…이유는?

화장품업계에선 중국인들의 한국화장품 애호에 대해 한국 화장품 원료와 제품력에 대한 신뢰가 높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일본산 화장품의 방사능 오염 우려, 중국 현지의 위변조 제품 유통에 대한 걱정이 한국산 화장품 구매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연구원의 정혜선 연구원은 "중국 소비자들은 한국 화장품에 대해 '합리적인 가격대의 좋은 품질을 갖춘 피부에 적합한 상품'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실제 많은 한국 브랜드들이 청정 원료, 프리미엄 성분을 사용한 화장품을 내세우며 믿을 수 있는 제품임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인이 한국인과 같은 아시아인인 만큼 미용제품 관련 욕구가 한국인과 유사하다는 점도 주효했다.

최근 '별에서 온 그대' 등을 통한 한류 열풍도 힘을 거들었다.

한국 TV드라마 등에서 본 한국 여성들의 세련된 이미지가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구매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인기 있는 한국 드라마의 주인공역을 맡았던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워 대대적인 화장품 홍보에 나선 상황이다.

고은지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과 중국이 같은 아시아인이어서 한국화장품이 아시아 사람들을 위해 제작된 제품이란 인식이 있다"며 "한류가 한국산 화장품의 중국 내 인기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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