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주주 제이콘텐트리 동의하면 인수 확정
이 기사는 12월24일(16:5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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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위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메가박스가 중국 미디어그룹에 팔린다. 중국 자본의 한국 문화산업 공략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주주인 맥쿼리펀드와 매각주관사인 노무라금융투자는 중국계 투자회사인 오리엔트스타캐피털을 메가박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2대주주인 제이콘텐트리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 메가박스 대주주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는 제이콘텐트리가 한 달 이내에 인수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오리엔트스타캐피털의 메가박스 인수가 확정된다.
오리엔트스타캐피털은 중국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가진 미디어 기업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이 때문에 IB업계에선 이번 거래를 중국 미디어 기업이 국내 극장업에 진출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오리엔트스타캐피털이 인수주체로 나서지만 실제론 계열 미디어기업이 회사를 경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가격은 지분 100% 기준 5150억원이다. 순부채 450억원을 포함하면 총 5600억원으로 에비타(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의 약 11배 수준이다. 인수가격이 에비타의 10배 이상이면 최대주주인 맥쿼리펀드가 2대주주인 제이콘텐트리에 동반매각요청권(드래그얼롱·최대주주가 소수주주에게 동일한 조건으로 지분을 팔 것을 요구하는 권리)을 행사할 수 있어 매각대상은 메가박스 지분 100%로 늘어나게 됐다.
메가박스는 맥쿼리펀드(50%)와 제이콘텐트리(46.3%) 여환주 메가박스 대표(3.7%) 등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제이콘텐트리는 한 달 이내에 맥쿼리펀드 지분 50%를 2575억원에 살 지를 결정해야 한다.
매각이 완료되면 맥쿼리펀드와 국민연금 행정공제회 군인공제회 등 연기금 투자자들은 2007년 메가박스 지분 50%를 2700억원에 인수한 지 7년 만에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메가박스가 중국 미디어기업에 팔리면 국내 문화산업에 투자하는 중국 자본의 움직임에 봇물이 터질 것으로 IB업계는 보고 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인기로 '한류 파워'가 입증된 데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우호적인 투자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중국의 자본과 한국의 콘텐츠가 결합한 '위안화 한류' 바람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정보통신(IT) 기업인 텐센트는 2012년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올 3월 CJ게임즈에 5300억원을 출자했고 라이벌인 알리바바도 SM그룹 지분 투자를 포함해 한국 콘텐츠 기업 사냥의 채비를 갖추고 있다. 지난 9월엔 한국 최초의 유아복 전문업체 아가방앤컴퍼니가 중국 의류업체인 랑시그룹에 매각됐다.
정영효/좌동욱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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