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펀드 '젖줄'…스포츠산업 키운다

입력 2014-12-26 22:14   수정 2014-12-27 08:30

문체부 200억+민간 200억…창업·유망中企 지원
태권도 '공동 브랜드' 만들어 상표권·휘장 사업도



[ 최만수 기자 ] 영국 태권도 국가대표를 꿈꾸고 있는 아네트 헤이글은 올겨울 전지훈련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귀국하기 전 태권도 용품을 사러 스포츠용품점에 들른 그는 깜짝 놀랐다. 한국산(産) 태권도복을 사고 싶었지만 가게엔 모두 중국산뿐이었던 것. 그는 “태권도 종주국에 온 기념으로 용품을 사고 싶었는데 한국 제품을 찾기 힘들었다”며 아쉬워했다.


국내 태권도 도복 시장은 글로벌 브랜드 아디다스가 3분의 1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용품 시장도 중국산이 점령한 상태다. 정부는 내년부터 태권도산업 발전을 위한 공동브랜드를 개발하고 관련 콘텐츠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스포츠 분야 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를 위해 400억원 규모의 스포츠산업펀드를 조성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6일 이런 내용을 포함해 내년 스포츠 분야에서 새로 시행되는 주요 정책을 발표했다.

○스포츠 분야 벤처·스타트업 지원

문체부는 우선 스포츠 분야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400억원 규모의 스포츠산업펀드를 조성한다. 정부주도형 투자조합을 결성, 스포츠 분야 창업자와 중소기업에 투자할 투자조합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상의 모태펀드에 스포츠계정을 신설했다. 스포츠산업펀드는 모태펀드의 자펀드(투자조합)로 조성·운용된다.


기존의 스포츠산업 융자와 달리 펀드는 스포츠 관련 사업의 창의성·수익성·성장 가능성 등에 초점을 두고 지원하는 방식이어서 융자보다 폭넓은 지원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스포츠 분야 창업과 시장 확대,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펀드 결성 목표액인 400억원 중 200억원은 정부가 지원한다. 나머지 200억원은 민간·기관투자가의 참여를 이끌어낼 방침이다.

김종 문체부 제2차관은 “스포츠산업계에는 우수한 기술력과 아이디어는 있지만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4인 이하 업체가 대다수”라며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민간 투자 환경을 확대하려면 공적자금 기반의 펀드 운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권도를 관광자원으로

태권도 종주국의 위상을 강화하고 관련 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 우선 게임 드라마 영화 등 태권도를 소재로 한 시나리오 공모전을 열어 우수작의 제작을 지원할 예정이다. 태권도 관련 문화콘텐츠는 해외 사범들과 연계해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어 등 4개국 언어로 제작한다.

태권도 공동브랜드도 만든다. 정부가 주도하는 공동브랜드로 상표권·휘장사업 등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국기원이 주관하는 세계무도종합대회 등의 참가선수 용품에 부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태권도 단체 간 활용협약도 맺어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전북 무주군 소천리 일대에 조성한 ‘태권도원’을 태권도 성지로 홍보하고 안국사 템플스테이, 반딧불 축제, 무주군 체험농장 등과 연계해 관광상품화하는 계획도 마련했다.

○스키장 안전 기준 강화

내년부터 스키장 수영장 등 민간 체육시설의 안전 및 안전위생 기준이 강화된다. 체육시설 업소는 화재 등 재난에 대비해 반드시 피난안내도를 부착하거나 피난안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스키장의 안전망 설치는 지면으로부터 1.8m(눈으로부터 1.5m) 이상, 안전매트 두께는 50㎜ 이상이 되도록 기준을 구체화했다. 또 스키장의 슬로프 길이가 1.5㎞ 이상이면 구조요원을 2명에서 3명으로 늘리고 리프트 승차장 보조요원은 1명에서 2명으로 증원하도록 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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