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배당 확대" 약속까지 했지만…외국인 변심 야속한 삼성電·현대車

입력 2014-12-28 21:44   수정 2014-12-29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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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보다 실적 선호

내년 수출株 전망 불투명

한전·LG유플러스·기업銀 등 안정적인 내수株 집중 매수



[ 윤정현 기자 ]
12월 배당 확대 예고에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와 2위인 삼성전자, 현대차를 외면했다. 대신 내수주를 지속적으로 사들였다. 일시적인 배당 확대보다는 실적 개선 가능성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단기적으로 ‘단맛’을 즐기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선택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약효 없는 ‘배당 확대’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외국인은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를 7931억원어치, 2위인 현대차를 320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배당기준일인 26일 846억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현대차는 지난 9일 이후 13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2월 외국인이 현대차를 순매수한 것은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단 3거래일뿐이었다. 이달 외국인 순매도 규모로 보면 삼성전자가 1위, 제일모직이 2위(5009억원), 현대차가 3위일 정도로 시총 상위 종목에 외국인의 ‘팔자’가 집중됐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연이어 배당 확대를 예고했음에도 외국인이 순매도 기조를 지속하는 것은 당장의 배당보다 중장기 실적 전망에 투자의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의형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특별배당금 성격으로 전년 대비 30~50%의 배당 증대를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지만 본질적인 주가 상승은 실적 개선이 가시화돼야 한다”며 “4분기 영업이익이 우려될 뿐 아니라 내년에도 분기별 5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엔 한국전력(1454억원) LG유플러스(1144억원) 기업은행(1001억원) 등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세 종목은 삼성전자, 현대차와 달리 내수주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내년 세계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과 더불어 국내 대표 수출주의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시총 상위 대형주의 순매도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세계 주요 수출지역의 성장률이 올해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생산량 증가도 거의 없을 전망이어서 내년엔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이 투자 방향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연초 10조5565억원이었던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최근 4조7697억원으로 55% 하향 조정됐다. 내년 연간 영업이익도 대폭 조정됐다. 연초만 해도 2015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43조3192억원이었지만 최근 22조9170억원으로 줄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 영업이익이 4조3000억원에 지나지 않고 내년 1분기도 비슷한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연초 2조3992억원에서 최근 2조261억원으로 16% 낮아졌다. 내년 영업이익 추정 규모도 9조9185억원에서 8조569억원으로 감소했다. 강상민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구조적인 비용 상승과 경쟁 심화로 인한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가격 변동 요인들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향후 주가 움직임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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