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관서 산 한우 스테이크하우스서 바로 조리…백화점 지하1층은 '그로서란트'

입력 2014-12-28 21:56   수정 2014-12-29 04:09

영국·이탈리아식 식품편집매장 등으로 고급화
고객유치 효과 명품보다 높아…부진 타개 돌파구



[ 이현동 기자 ]
28일 오후 서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지하 1층 식품관. 고급 식료품과 테이크아웃 요리 등을 파는 슈퍼마켓은 카트를 끌며 쇼핑하는 주부들로 붐볐다. 신현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식품팀장은 “주말에는 20분 이상 기다려야 계산할 수 있을 정도”라며 “연어 편집숍과 직접 만든 치즈를 판매하는 매장 등이 특히 인기”라고 말했다.

백화점들이 ‘그로서란트(grocerant·복합식품매장)’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로서란트란 슈퍼마켓(grocery)과 식당(restaurant)을 합친 개념으로, 재료를 사 즉석에서 조리해 먹을 수 있고 방금 먹은 음식의 재료를 구입할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지난 1일 재개장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슈퍼마켓의 3주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3% 늘었다. 전체 식품 판매 증가율 10.3%보다 훨씬 큰 폭의 성장이다. 이곳에는 연어 편집숍과 치즈 매장 외에도 유럽형 정육점인 델리카트슨, 영국 식품 브랜드인 막스앤드스펜서, 제이에스가든·야마야 등 테이크아웃 레스토랑 등이 입점했다. 현대백화점은 향후 본점 등 주요 점포에 이 같은 그로서란트를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 8월 문을 여는 판교점에는 이탈리아 프리미엄 식품 매장인 이틀리(eataly)가 1930㎡(약 600평) 규모로 들어선다. 현지 식료품은 물론 베이커리, 와인, 조리기구 및 요리책까지 파는 ‘올인원’ 매장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8월 본점 식품관을 9년 만에 재개장했다. 유기농 농축산물을 파는 슈퍼마켓에 떡방, 장방, 술방 등 전통식품 전문관을 덧붙이는 형태로 차별화했다. 지난 24일에는 푸드코트인 ‘그래머시홀’도 새로 열었다. 입구에서 자리를 안내받은 뒤 테이블에서 주문과 계산을 끝내는 방식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2년 전 명품관의 식당가인 고메이494를 새단장하면서 ‘국내 최초 그로서란트’를 타이틀로 내세웠다. 정육 코너에서 산 한우 등심을 바로 앞 스테이크하우스에서 조리해주고, 구매한 농산물을 무료로 손질해 준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10월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 이탈리아 식품 편집매장인 펙(peck)을 열었다. 월 평균 1만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

임훈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 상무는 “온라인 쇼핑과 해외 직구까지 인기를 끌면서 더 이상 명품이나 패션 등으로는 차별화가 쉽지 않다”며 “웰빙 트렌드와 맞는 고급 식품관을 돌파구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들이 식품관에 공들인 효과는 컸다. 올 들어 현대백화점의 식품 매출은 전체의 20% 수준이지만 식품의 연관 구매율은 65.1%로 전 상품군 가운데 가장 높았다. 식품을 산 사람이 옷, 화장품 등 다른 제품을 구매할 확률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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