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盧, 뚜렷한 대항마 못찾아
[ 이호기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가 문재인, 박지원 의원 간 양강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박 의원은 후보 등록일(29~30일)을 하루 앞둔 28일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문 의원도 29일 출마한다. 이들에 맞설 ‘다크호스’로 관심을 모았던 김부겸 전 의원은 불출마하기로 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이 원하는 강한 야당, 당원이 원하는 통합 대표로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 당 대표에 나선다”고 말했다. 또 “저는 정권을 다시 찾는 일 외에는 어떠한 사심도 없다”며 “당의 대선 주자들이 화려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기꺼이 희생하는 당 대표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당권·대권 분리론’을 통해 대선 주자인 문 의원 측을 견제하려는 발언이다.
문 의원은 29일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힐 예정이다. 문 의원 측 관계자는 “2017년 정권 교체에 대한 강한 의지와 뿌리 깊은 계파주의 청산 등 당 개혁 방안이 담길 것”이라고 했다.
기존 ‘빅3’ 중 정세균 의원을 제외한 ‘빅2’가 링에 오르면서 다크호스로 꼽혔던 김부겸 전 의원은 출마의 뜻을 접었다. 그동안 ‘빅3 동반 불출마’를 요구해온 당내 ‘비노(노무현)계’ 측 후보였던 김 전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불출마의 변’에서 “아직 당을 이끌 만한 지혜와 내공이 준비돼 있지 않음을 고백한다”며 “무엇보다 대구 수성(갑)에서 (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오랜 꿈인 ‘지역주의의 벽’을 넘어선 정치를 실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의 불출마로 비노계 측도 ‘대표 선수’로 누구를 낼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호남 출신의 박주선 의원과 수도권 4선 중진인 김영환 의원이 서로 단일화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계파별로 생존을 건 치열한 수싸움이 펼쳐질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친노계인 문 의원이 출마하기로 하면서 야권 분열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정동영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은 신당 창당 작업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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