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점심시간 긴 줄
[ 강창동 기자 ]
서울 지하철 2호선 역삼역 인근 먹자골목에 있는 스테이크전문점 ‘스테이크 갤러리’에는 점심 시간만 되면 직장인들이 줄을 선다. 이달 초 개점 이후 강추위가 몇 번씩 찾아왔지만 1층에서 지하 매장 입구로 들어가는 긴 줄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이 매장은 하루 평균 매출이 250만원에 이를 정도로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매장 규모가 155㎡(약 47평)인 이 점포의 순이익은 매출 대비 25% 선이다. 한필수 점장(31)은 “스테이크 메뉴는 그동안 비싸고 만족도가 낮은 메뉴로 인식됐지만 이 점포에서는 가격을 대중화하고 스테이크와 쌀국수, 필라프, 샐러드 등 다양한 먹거리를 융합해 2030세대 여성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가격 대중화와 메뉴 융합이 경쟁력
스테이크갤러리가 기존의 스테이크 전문점과 다른 점은 가격의 대중화와 메뉴의 융합에 있다. 가격을 1만원 이하로 낮추고, 고기만 먹으면 허전함을 느끼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습관을 감안,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도록 메뉴를 구성했다. 스테이크와 프렌치프라이(감자튀김), 볶음밥, 샐러드 등 다양한 메뉴를 한 번에 먹을 수 있게 해 만족도를 높인 것이다. 여기에다 스테이크 소스 다섯 가지를 제공, 고객의 취향에 맞게 찍어 먹을 수 있도록 했다.
가격은 소고기 스테이크가 9900원, 그릴 목살 스테이크가 8900원, 닭다리 스테이크는 7900원에 판매한다. 여기에 미니 쌀국수를 2900원에 추가할 수 있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요즘 유행하는 모던 빈티지 스타일에 유럽풍의 엔틱 가구를 비치했다. 벽면은 젊은 여성 취향에 맞게 공주풍의 액자 거울을 달았다. 일종의 융합 트렌드로 개성 있고 독특한 느낌이 나도록 설계했다. 물병과 그릇 디자인도 차별화했는데, 손님이 많을 때는 하루에 물병 10여개가 없어질 정도로 고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의 퇴조
스테이크 시장은 ‘아웃백’이나 ‘빕스’ 같은 패밀리레스토랑과 독립적인 고급 레스토랑 위주로 시장이 형성된 가운데 외국계 패밀리레스토랑이 시장을 주도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패밀리레스토랑의 실적이 부진해졌다. 오랜 불황 탓이다. 외국계 브랜드인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는 수익성 악화로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30여개 점포를 닫기로 했다. 전체 매장의 3분의 1에 달하는 대규모 폐점이다.
최근 등장하기 시작한 스테이크전문점은 우리나라 외식시장에 걸맞게 가격 거품을 걷어내고 캐주얼한 분위기로 소비자에게 다가서고 있다. 외식업계는 국내 스테이크 시장 규모를 1조원 정도로 보고 있다. ‘서가앤쿡’은 한 접시에 2인분의 양을 제공,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메뉴 하나를 시키면 두 명이서 나눠 먹을 수 있는 것이다. 두 개의 메뉴를 시켜 둘이서 나눠 먹는다는 재미를 주는 ‘펀’ 콘셉트다. 이 매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목살 스테이크다. 목살, 닭다리, 닭가슴살 등으로 구분된 스테이크 메뉴는 각각 1만9800원으로 동일하다. 서가앤쿡은 2006년 대구 동성로점에 처음 문을 연 이후 서울, 부산, 경남북 지역을 중심으로 2030세대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으며 70여개 매장으로 확산됐다.
신생 스테이크전문점 중 모모스테이크는 2012년 부산 남포동에 1호점을 열었다. 찹스테이크와 함박스테이크가 주력 메뉴이다. 다락마을은 ‘다락방에서 스테이크를 먹는다’는 콘셉트로 찹스테이크를 판매한다. 강병오 중앙대 겸임교수(창업학 박사)는 “패밀리레스토랑 시대가 저무는 대신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는 스테이크 전문점이 새해에는 유망 아이템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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