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KKR, 팬오션 포기로 M&A 시장서 ‘오명’ …뒷거래 의혹도

입력 2014-12-29 10:42  

KKR 16일 팬오션 본입찰장 참석 후 ‘포기’…금융권 배경 놓고 해석 ‘분분’
부실채권 투자 수익 높이려 거짓 입찰설…KKR 내부 파워 게임 ‘후폭풍’
한토신에 이어 팬오션도 실패…PEF 지원하는 증권·은행·로펌 KKR ‘평판’ 하락



이 기사는 12월23일(11:3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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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팬오션 인수를 마지막 순간에 포기한 것을 두고 국내 금융권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직간접적으로 팬오션 부실채권(NPL)에 투자, 이득을 얻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KR 관계자와 법률 대리인은 지난 16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 삼일회계법인(매각 주관사) 본사에 마련된 팬오션 입찰장에 참석했지만, 입찰 제안서를 최종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KKR은 내부 투자심의위원회로부터 팬오션 투자 승인을 얻었으며, 이를 근거로 KB국민은행, 현대증권 등으로부터 투자 확약서(LOC)도 받았다. 재무 자문사로 SC증권, 회계 자문사로 딜로이트안진을 선정했다. 이를 통해 KKR이 확보한 자금은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JKL컨소시엄(1조610억원)에 버금가는 실탄을 준비하고도, 인수를 최종 포기한 셈이다.

◆거짓 입찰 후 NPL 투자 수익 노렸다
KKR은 투자를 포기한 이유에 대해 “아무것도 말씀드릴 게 없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회사들에겐 “내부 수익률 목표(IRR 20%)가 달성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 인수를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KKR 또는 KKR 계열사가 팬오션의 회생채권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회생 채권은 주식으로 출자 전환됐기 때문에 입찰 흥행으로 매각가가 올라가면 투자 수익이 올라간다. 일부 투자자 중에는 단기간 100% 이상 수익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거짓 입찰을 했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계 최대 바이아웃(경영권 매매) 펀드를 내세우는 KKR이 편법으로 투자 수익을 노렸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실제 회생채권 투자 수익을 노렸던 도이치은행은 투자 사실을 공시한 뒤 팬오션 예비 입찰에 참여한 후 본입찰을 포기했다.

KKR의 내부 파워 게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KKR은 창업주인 헨리 크래비스와 로버츠가 후계자를 뽑는 절차를 밟고 있다. KKR 안팎에서는 아시아 투자를 총괄하는 조셉배(한국명 배용범) 대표와 글로벌 캐피탈 및 자산관리 그룹을 책임지는 스콧 뉴탈 대표를 유력한 승계 후보로 꼽는다.

◆KKR 후계자로 부상한 조셉배 대표 견제
배 대표가 올해 오비맥주 매각으로 40억달러(4조2600억원)의 투자 차익을 챙기는 등 두각을 나타내자, 내부의 견제 움직임들이 활발해졌고 그 결과 배 대표의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는 분석이다. 팬오션 투자를 총괄한 인물이 배 대표다. 팬오션의 경우 실사 기간이 짧고 자료가 충분치 않은 점 등으로 내부 투자심의위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국내 금융권은 팬오션 인수 포기로 인해 KKR의 국내 활동이 당분간 움츠러들 것으로 관측했다. KKR은 올해 한국토지신탁 경영권을 인수를 추진할 때도 금융당국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회피하는 편법을 동원, 아직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KKR의 우세를 점치고 KKR 진영에 가담했던 시중은행, 증권사, 회계·법무법인들은 자문 보수나 약정 수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IB 관계자는 “은행, 증권사가 투자 확약서를 위해서는 내부의 까다로운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투자 실패가 거듭될 경우 앞으로 대형 인수합병 딜이 나왔을 때 국내 자본시장의 지원을 제대로 받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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