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통계청에 따르면 12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8%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작년보다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작년(1.3%)과 같은 수준으로, 0.8%를 기록한 1999년 이후 최저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이 많이 내려가면서 12월 물가상승률이 다시 0%대에 진입했다. 유가 하락이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하방 압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 수입국인 한국 입장에서 국제유가 하락은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그러나 저물가가 디플레이션 우려를 낳는 최근 상황에서는 '악재'가 될 수도 있다.
근본적으로는 한국 경제가 저성장 기조에 들어서면서 소비와 투자 증가세가 미약해진 것이 저물가 기조의 원인으로 꼽힌다. 1000조원을 훌쩍 넘어선 가계부채 역시 소비를 억제해 디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
내년에도 저물가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아직 뚜렷한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내년에 담뱃값이 2000원 인상되면서 0.6%의 물가상승 효과가 예상되지만 이는 수치상의 변화일 뿐 한국의 저물가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은 한국의 물가 상황이 디플레이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현재 한국의 물가 상승률은 최소한 마이너스는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는 단기적으로 재정·통화 등 부양책으로 경기 회복의 불씨를 꺼지지 않게 하면서 장기적으로 구조개혁을 통해 디플레이션 유발 요인을 차단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올해 41조원+α등 확장적 재정정책을 시행했고 내년 예산(375조4천억원)도 올해보다 19조6000억원(5.5%) 늘려 잡았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앞으로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인하 등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요구하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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