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압도적인 이인임 연기를 선보였던 박영규가 하늘에 있는 아들에게 상을 바쳤다.
박영규는 지난 31일 열린 '2014 KBS 연기대상'에서 '정도전'의 이인임 역할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극의 중심이었던 조재현과 유동근의 존재감을 위협했을 정도로 뛰어난 연기였기에 이견 없는 수상이었다.
이날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박영규는 "KBS가 남산에 있을 때 서울전문예술학교를 다녔다. 시골에서 올라와 배우의 꿈을 꾸면서 열심히 노력하며 살았다. 40년 넘어 KBS에서 처음으로 상을 받았다"며 KBS와의 인연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그는 "역시 40년 꿈을 꾸니까 이렇게 좋은 상도 받게 됐다. 훌륭한 작품에서 연기를 할 수 있게 돼 영광스럽다"며 "최영 장군 역을 맡았던 서인석 선배와 이 상을 나눠가지고 싶다"고 덧붙여 감동을 자아냈다.
또한 박영규는 "이렇게 좋은 날, 늘 보고 싶은 하늘에 있는 우리 아들. 아들이 하늘에서 나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았다"라며 동료들의 양해를 구한 뒤 아들을 위한 오페라를 부르기도 했다.
이어 박영규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자식을 잃은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여러분, 용기 잃지 마시고, 내년에도 힘차게 삽시다"라고 격려를 잊지 않아 박수를 받았다.
이에 방송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박영규, 아들에게 바치는 노래 너무 감동이었어요", "박영규, 아들을 잃은 그런 아픔이 있었군요", "박영규, 다른 사람의 아픔까지 끌어안으려 하다니. 너무 감동입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눈시울을 적셨다.
박영규는 지난 2004년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이후 2010년 MBC '무릎팍도사' 출연 당시 "그 뒤로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다. 이 세상에 태어난 걸 후회한다"며 고통스러워 한 바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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