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건설업체 "시멘트社만 혜택…가격 내려야"
[ 김정은 기자 ]
![](http://www.hankyung.com/photo/201501/2015010181031_AA.9452672.1.jpg)
시멘트 생산원가의 35%가량을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연초 t당 80달러대에서 움직이던 유연탄 가격(호주산 기준)은 최근 60달러대로 떨어졌다. 4년 전에 비해서는 반 토막이 났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간 계속 오르기만 했던 시멘트 가격이 올해는 내려갈 가능성이 커졌다. 시멘트 제조업체와 레미콘 업체, 건설회사 담당자들이 매년 초 만나 시멘트 가격을 결정한다.
◆유연탄 값 하락에 실적 호조
![](http://www.hankyung.com/photo/201501/2015010181031_AA.9453361.1.jpg)
유연탄 가격 하락 덕분에 시멘트 제조업체들의 수익성은 좋아졌다. 쌍용양회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동양시멘트 라파즈한라시멘트 현대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 7개 시멘트 제조사의 지난해 초부터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6757억원이었다. 2013년 4070억원 적자를 냈던 것과는 정반대다.
시장점유율 20%(2013년 출하량 기준)로 1위인 쌍용양회는 지난해 3분기에만 461억원의 흑자를 냈다. 성신양회(2013년 3분기 -70억원), 동양시멘트(-1611억원), 현대시멘트(-174억원)도 각각 6억원, 2860억원, 2230억원의 흑자로 반전했다.
매출도 늘었다. 7개 시멘트 제조사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3조4503억원으로 2010년 연간 전체 매출(3조5540억원)에 근접했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멘트 산업이 지난 5년여간의 적자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며 “원자재 값 하락, 시멘트 가격 인상, 구조조정, 금리 인하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레미콘 업체 등 ‘가격 낮춰야’
시멘트 가격은 최근 몇 년 사이 계속 상승했다. 2011년 t당 5만2000원이었던 시멘트 가격은 지난해 7만5000원으로 44% 올랐다.
시멘트는 일반 소비자에게 팔리는 물량은 극히 일부이고 대부분 레미콘회사나 건설사 등 기업에 팔린다. 시멘트 제조업체와 레미콘 회사, 건설사 관계자들이 모여 가격을 협상해 결정하는 관행이 생긴 이유다. 하지만 연초에 공급가격을 정하기 때문에 가격변동 요인을 제때 반영하기가 어렵다.
유연탄 등 주요 원료 값이 떨어지고 시멘트 회사의 수익성이 개선되자 레미콘 업계와 건설회사들은 “시멘트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 건설회사 임원은 “시멘트 생산원가 하락 요인이 많다”며 “판매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시멘트가 일반인들이 많이 사는 소비재였다면 여론에 떠밀려 진작 가격을 내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진기업 삼표산업 아주산업 등 레미콘 업계에서는 “원자재 값 인하에 따른 이익을 시멘트 회사만 누리고 있다”며 “시멘트를 사다 쓰는 레미콘 업체들은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친 2008년 유연탄 가격이 한때 당 200달러를 넘어섰으나 당시 시멘트 판매가격은 6만원이 채 안 됐다”며 “향후 유연탄 가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멘트 가격 인하는 섣부르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