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구직자 30억명, 좋은 일자리 12억개…"JOB을 잡아라"

입력 2015-01-01 22:00   수정 2015-01-02 04:53

갤럽보고서가 예고하는 일자리 전쟁
짐 클리프턴 지음 / 정준희 옮김 / 북스너 / 277쪽 / 1만3000원



[ 송태형 기자 ]
미국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갤럽은 2005년 거의 모든 국가와 인구통계학·사회학적 집단을 대상으로 세계 70억 인구의 생각과 의견을 수집해 새로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세계여론조사’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150여개 국가에서 일관성 있는 표본 추출 틀을 만들고, 복지 전쟁 평화 법 질서 꿈 희망 건강 의료 고통 번영 경제 빈곤 환경 업무현장 등 사회 전반을 포괄하는 설문지를 정교하게 만들었다.

‘세계여론조사’를 설계하고 총지휘한 짐 클리프턴 갤럽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그동안의 조사·분석 자료들을 살펴보고 내린 ‘가장 심오한 결론’은 이렇다. “세계의 주된 소망은 더 이상 평화나 자유, 심지어는 민주주의도 아니다. 가족을 꾸리고, 집이나 땅을 소유하는 것보다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세계인의 시대적 소망이다.”

클리프턴 회장은 《갤럽보고서가 예고하는 일자리 전쟁》에서 “다가오는 세계 전쟁은 양질의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전면전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얘기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주당 평균 30시간 이상 꾸준히 일할 수 있고 고용주로부터 정기적으로 일정 보수를 받을 수 있는 일자리, 즉 정규직이다. 저자는 “순식간에 세계 평화와 행복을 구현할 방법을 묻는다면 18억개의 정규직 일자리를 즉각 창출하는 거라고 답할 것”이라고 얘기한다.

갤럽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70억 인구 중 15세 이상이 50억명, 그중 30억명이 일하고 있거나 일하고 싶어하며, 이들 중 대부분은 상근 정규직 일자리를 원한다. 문제는 이런 일자리가 현재 12억개밖에 없다는 것이다. 잠재적으로 약 18억개의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셈이다. 저자는 “모든 국가가 직면한 가장 다급하고도 긴급한 현안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 현상”이라며 “전 세계 리더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것도 일자리 창출이라는 새로운 임무의 완수”라고 강조한다.

클리프턴 회장은 갤럽이 세계 전역에서 수집한 일자리 창출에 관한 거시경제학적 데이터와 세계 경제 트렌드에 관한 자료를 바탕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해법을 다각적이고도 총체적으로 제시한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가장 큰 원인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의 둔화다. 일자리는 GDP를 증가시키고 그렇게 늘어난 GDP는 다시 일자리를 창출한다. 따라서 GDP의 조속하고 현격한 성장이 없으면 국가는 일자리를 눈에 띄게 늘릴 수 없고, 신속한 일자리 증가가 없으면 GDP 성장을 가져오지 못한다. 각국 정부는 각종 지원금 증가와 공익사업 확대 정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려고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저자는 일자리 창출과 GDP 증가의 선순환을 위한 돌파구를 국가가 아닌 도시 차원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시의 자치 행정부와 영향력 있는 지역 리더들, 우수한 대학들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뜻을 모으고 연합 전선을 펼칠 때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전쟁 전략만큼 치밀한 마스터플랜을 짜서 예측 가능한 해결책을 만들어야 한다. 일자리 창출은 대기업에 의존하기보다는 GDP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성장과 신생기업의 출현으로 이뤄내기가 더 쉽다. 도시별 연합 세력은 GDP 증가의 두 가지 연료인 ‘기업가 정신’ 배양과 ‘과도하지 않은 적절한 혁신’을 위한 풍토 조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

국가가 세심히 관리해야 할 것은 교육 문제다. 저자는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교육 초점을 바꿔야 한다며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안한다. 그는 “그들이 희망을 품은 채 자유로운 기업가 정신을 키울 수 있다면 더 많은 학생이 기업가로 성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미래의 국가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도시와 국가의 ‘국민총행복(GNW·gross national wellbeing)’ 증진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해법을 위한 ‘행복으로 가는 8단계 디딤돌’을 제시한다. 법·질서, 식량·주택, 핵심 제도, 이동성과 의사소통, 청소년 육성, 구직 풍토, 일자리 강화 등이다. 이 단계들은 개개인을 행복하게 하는 선행 조건들이며, 이런 개인의 행복 없이 행복한 국가는 만들어질 수 없다는 설명이다.

미국인인 저자가 서두에 밝혔듯이 책에서 제시하는 ‘양질의 일자리’ 해법들은 미국에 기울어져 있다. 세계 일자리 경쟁에서 미국이 이길 방법에 초점이 맞춰진 게 사실이지만 다른 국가들과 도시, 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성장 및 개혁 방안을 담고 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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