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I 등 경기지표 나빠지지만
IPO 등록제 등 개혁에 더 기대
[ 오광진 기자 ] 중국 증시는 새해에도 고공행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 경기 하강 압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잇따르는 것과는 대조된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52.9% 상승했다. 상승률이 2009년(80%) 이후 최대 폭이자 주요 20개국(G20) 중 아르헨티나(58.9%)에 이어 2위다. 궈타이쥐안증권이 중국 증시에 대해 ‘새로운 번영’이라고 표현할 만큼 전망도 밝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지난해 3234.68로 마감한 상하이종합지수가 올해 최고 5000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상하이종합지수 전망보고서에서 여섯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 그중 다섯 가지가 모두 4000을 돌파하는 것이다. 최고 16,785까지 예상했다.
반면 중국 국가통계국이 이날 발표한 지난해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1로 전달(50.3)에 비해 하락했다. HSBC가 최근 내놓은 12월 중국 제조업 PMI도 49.6으로 5월 이후 다시 50 밑으로 내려갔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중시하는 철도 화물운송량, 은행대출, 전력사용량으로 만든 11월 ‘커창지수’도 8월 이후 가장 낮았다. 때문에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7.4% 안팎으로 톈안먼 사태 충격이 가시지 않던 1990년(3.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일 것이란 추정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중국의 경제 성장률과 증시 간 괴리가 컸던 점을 들어 6~7%의 중고속 성장을 유지하면 경기 둔화가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본다.
중국 증시 낙관론의 주요 근거는 빨라지는 증시 개혁이다. 지난해 후강퉁(港通·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에 이어 올해 선강퉁(深港通·선전과 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식옵션도 연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신규기업공개(IPO)를 인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하는 개혁도 올해 시행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의 원로 경제학자 우징롄 같은 일부 신중론자는 “증시가 도박판”이라며 낙관론을 경계하지만 이들 역시 증시 개혁이 주가 상승을 떠받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을 보이지 않는다. 새해 중국 증시를 전망하려면 경기지표보다 증시정책을 들여다보라는 주문도 그래서 나온다. 중국 증시는 오는 5일 개장한다.
오광진 중국전문기자 kjoh@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