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하락세 마침표…작년 4분기 영업이익 5조 안팎

입력 2015-01-01 23:49  

스마트폰 재고 처리 일단락·반도체 호황에 바닥 탈출

반도체 영업이익 3조 예상
스마트폰 시장 여전히 포화
본격 실적개선 더 두고봐야



[ 주용석 기자 ]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실적은 본격적인 ‘바닥 탈출’의 신호탄이란 점에서 작지 않은 의미가 있다. 특히 그동안 실적 악화의 주요인으로 꼽히던 스마트폰 재고 처리가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실적 전망도 긍정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고급 스마트폰 시장에선 미국 애플에, 중저가폰 시장에선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업체에 협공당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갤럭시S3의 성공에 취해 후속 모델의 수요 예측을 제대로 못하고 무리하게 생산 물량을 늘리는 바람에 대량의 재고를 떠안았다. 이를 밀어내기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했고 그 결과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삼성전자는 2013년 3분기에 사상 최대인 10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이후 기대만큼 스마트폰 판매가 늘지 않은 데다 마케팅 비용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1분기 8조5000억원이던 영업이익이 2분기 7조2000억원, 3분기 4조1000억원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삼성은 이동통신사 등 글로벌 유통망에 쌓여 있던 재고의 상당 부분을 처리했고 그 결과가 4분기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부진을 메워준 D램 등 반도체 부문은 4분기에도 호황을 계속하며 삼성전자의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삼성전자가 오는 8일 내놓는 4분기 잠정 실적으로는 사업 부문별 실적을 파악할 수 없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반도체를 포함한 부품(DS) 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작년 3분기 DS 부문 영업이익 2조3000억원보다 7000억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4분기 영업이익 반등의 주역은 반도체라는 것이다.

스마트폰 부문을 책임지는 IT·모바일(IM)과 TV 등을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부문은 4분기에 3분기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영업이익을 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3분기 영업이익은 IM 부문이 1조8000억원, CE 부문이 500억원이었다.

지난해 4분기에 실적 하락세가 멈추기는 했지만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글로벌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기간에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가 최근 중저가 스마트폰인 갤럭시A 시리즈를 내놓고 신흥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것도 수익성 측면에선 부담이 될 수 있다. 중저가폰은 판매단가가 낮기 때문에 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이유로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은 올해 2분기 이후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뒤 2분기부터 분기당 5조~6조원대 영업이익이 가능할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분기당 8조~10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던 ‘전성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어느 정도 안정적인 이익을 내게 된다는 의미다.

특히 올해는 반도체가 스마트폰을 능가하는 삼성전자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가 될 전망이다. 이세철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12조2000억원으로 IM부문 영업이익 8조9000억원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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