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신년인사회 "5·24조치만 풀라하면 남북협상 되겠나"

입력 2015-01-02 21:38   수정 2015-01-03 03:52

김무성 "기업인 열심히 뛰게 정치권 협조해야"

金, 기업인 가석방 우회 건의…朴 "통일, 꿈 아닌 현실 돼야"
"을미적거리다 병신된다"…문희상, 헌재에 '뼈있는 농담'



[ 도병욱 / 고재연 기자 ] 박근혜 대통령(사진)은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따른 대북 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라는 야권의 요구에 대해 “5·24 조치만 해제하라고 하면 (남북 간) 협상이 되겠느냐”고 2일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화하면서 “남북문제와 관련해 (야당이) 도와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같은 언급은 5·24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용의를 드러내면 남북 대화가 재개될 경우 협상력 차원에서 적절치 않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한을 포용하는 모습을 보이라는 문 위원장의 조언에 “대화 테이블에 앉으면 다 풀린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위원장은 “북측의 정상회담 관련 제안에 대해 박 대통령의 반응이 상당 부분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새해에는 경제지표만이 아니라 국민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살아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새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본격적으로 실천해 올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열고, 4만달러 시대를 향한 기반을 닦을 것”이라며 “우리가 국민을 위한 한마음으로 힘을 모은다면 대한민국은 반드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고, 활력이 넘치는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변화와 혁신에 걸림돌이 되는 낡은 제도와 관행, 문화도 하루빨리 혁신해야 한다”며 “과거에 국가 발전을 위해 도로와 다리, 항만을 건설했던 것처럼 이제는 보이지 않는 제도와 관행과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새롭게 바꿔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정부는 통일이 이상이나 꿈이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로 구현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준비와 실천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기러기가 겨울을 나기 위해 먼 거리를 날아갈 때 V자로 무리 지어 나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한다”며 “앞장서서 날아가는 기러기들이 호흡을 맞춰 날갯짓을 하면 공기의 흐름이 상승 기류로 바뀌어 뒤따르는 기러기들의 비행 능력을 70% 이상이나 높여준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입법부, 사법부, 지방자치단체, 경제계 등 국정 주체들이 손발을 맞춰 앞장서서 노력하고 헌신할 때, 국민 삶의 무게가 그만큼 가벼워질 수 있고 함께 경제를 살리고 희망의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어떻게 하면 기업인들이 좀 힘을 가지고 사기를 회복해서 열심히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정치권에서 협조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업인 가석방을 우회적으로 건의한 것이다. 김 대표는 평소 기업인 가석방 문제를 청와대에 건의하겠다는 발언을 해왔다. 그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 추진에 우리가 적극 노력해야 하는 것은 여야나 민관,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새누리당이 야당과 정부, 국민과 정부 사이에 가교 역할을 열심히 잘하겠다”고 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을미년 이후 병신년이 오는 것을 빗대 ‘을미적거리다 병신된다’는 옛 노래가 있었다는 사실을 소개한 뒤 “올해 을미년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고, 을미적거리면 모든 것이 상실되고 다 잃을 수 있는 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헌법재판소 소장이 ‘을미적거리다 병신된다’고 해서 잘못했다가 병신되는 게 아닌가 걱정이 태산 같다”고 농담을 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린 헌재를 향해 ‘뼈있는 농담’을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문 위원장은 박 대통령에게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 전면 개편을 건의했지만, 박 대통령은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인사회에는 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요인과 여야 지도부 및 국회 상임위원장, 부처 장차관급 인사, 경제5단체장 등이 참석했다.

도병욱/고재연 기자 dodo@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