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증시 '큰손' 외인·기관이 뽑은 키워드는 '삼성'

입력 2015-01-05 13:57  

[ 강지연 기자 ] 국내 주식시장 '큰 손'인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새해 키워드는 '삼성'이다.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그룹주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증시 큰 손들의 삼성주 사랑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 '큰 손' 장바구니에는 제일모직·삼성SDS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거래대금 기준으로 외국인의 순매수 1위 종목은 제일모직이다. 외국인은 하루 동안 제일모직을 346억원 순매수했다. 이어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호텔신라, 삼성전기 등 삼성그룹주가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은 이날 총 970억원 규모의 삼성그룹주를 사들였다.
기관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SDS다. 이날 총 516억원 어치의 삼성SDS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순환출자 구조 최정점에 있다. 이로 인해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삼성SDS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회사다.

양형모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시도와 삼성테크윈 등의 지분 매각, 이 부회장의 삼성생명 및 삼성화재 지분 취득 등이 그 근거"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지수 편입을 앞둔 것도 매수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일모직은 이날 장 마감 후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신규 편입될 예정이다. 또 3월에는 코스피200 지수에도 특례 편입된다. 삼성SDS도 글로벌 지수에 조기 편입된 데 이어 코스피200 지수 편입이 결정됐다.

◆ 지배구조 개편 수혜주, 전망 밝다

전문가들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최대 수혜주인 제일모직과 삼성SDS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정부는 그룹사의 지배구조 개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부는 지주회사의 증손회사 지분요건을 100%에서 50%로 완화하고, 지주회사 내 공동출자를 허용하는 등 대기업의 규제완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정책 등으로 지주회사에 대한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며 "삼성 지배구조 개편의 최정점에 있는 제일모직과 수혜주인 삼성SDS에 대한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은 패션·식자재의 해외 진출과 건설 그룹 물량 확대가 기대되고, 삼성SDS는 그룹 내 물류업체로 성장할 것"이라며 "제일모직과 삼성SDS를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의결권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제일모직은 장 초반 17만95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반전했다. 오후 1시 5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만원(5.85%) 내린 16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18일 상장한 제일모직의 시초가는 공모가(5만3000원)의 두 배인 10만6000원에 달했다. 상장일부터 지난 2일까지 총 9거래일 중 단 하루를 제외하고 강세 행진을 이어왔다.

같은 시간 삼성SDS는 1.26% 상승 중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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