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홈-스마트카-모바일-TV, '퓨처 홈' 현실로
LG, 스마트폰 대화하는 스마트가전 미국 본격 출시

[ 김민성 기자 ]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15에서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비로소 생활 속 기술로 현실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및 LG전자는 등 대표적 가전 업체는 이번 CES에서 모바일 및 가전, 보안 장비 등 모든 사물을 네트워크에 연결해 제어하는 IoT 기술의 무한 발전가능성을 보다 명확히 시연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IoT가 뜬구름 잡는 식의 이론적 전망이나 제한적 기술 수준의 스마트 가전 형태로 공개됐던 예년과는 확연히 다르다. CES를 주관하는 전미가전협회(CEA)에 따르면 이번 CES에 참여하는 IoT 관련 업체는 총 900여 개로 전체 참가 기업의 25%에 이른다.
캐런 추프카 CEA 수석부사장이 "CES 2015에서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모습이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고 장담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올 CES를 기점으로 IoT 기술 상용화는 더욱 탄력받을 전망이다.
◆ 스마트홈-스마트카-모바일-TV, '퓨처 홈' 현실로

먼저 삼성전자는 6일(현지시간) CES가 개막하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의 중심 전시관인 센트럴 홀 정중앙에 IoT 부스를 세운다.
IoT 부스 핵심 거점은 거실 및 주방, 침실로 구성된 스마트홈이다. 함께 스마트홈 및 모바일 장비와 연결된 스마트카 모델을 따로 제작한 차고에 전시한다. 스마트홈 실내와 스마트카가 주차된 차고 등 미래 IoT 시대의 주거 공간의 면면을 미리 선보이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가전 및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기기는 물론 조명, 도어록, 온도조절장치, 수도밸브, 블라인드 등이 자동으로 동작하는 서비스도 공개한다.
스마트TV는 스마트홈 공간에서 핵심 제어 중추로 자리잡는다. TV 화면으로 가정 내 곳곳을 모니터링하고, TV에 설치한 제어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동차 내부 온도 및 운행목적지를 미리 설정힐 수도 있다. 이외에도 운전자가 차 밖에서도 쾌적한 운전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다양한 IoT 서비스도 공개한다.
이는 삼성전자가 모든 전자제품들을 하나로 연결하겠다는 미래 비전을 드러내는 것이다. 미래 IoT의 무한한 가능성을 실현한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의 강력한 개방형 플랫폼을 바탕으로 외부 협력사들의 IoT 기기들을 폭넓게 추가한다는 전략이다. 스마트싱스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인수한 미국 개방형 플랫폼 기업으로 삼성전자 커넥티드 IoT 기술 개발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다.
삼성저전자는 이미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최대 가전전시회 IFA에서 다양한 기업 및 개발자들과 관련 플랫폼과 표준을 개방해 호환성 높은 퓨처 홈을 현실화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인텔 등 업계 리더들과 상호 기기연결, 기술 표준화, 오픈소스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OIC, Open Interconnect Consortium)도 결성했다.
한편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이사는 5일(현지시간) 세계 전자업계를 대표해 지난해 IFA에 이어 올해 CES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IoT의 무한한 가능성과 함께 미래 비전을 소개할 예정이다.
윤 대표는 지난해 CES를 시작으로 스마트홈과 IoT 기술력을 미래 가전 핵심 키워드로 제시하고 있다. 미래의 가정(퓨처 홈)에 대해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가치를 ▲'외부 환경과 유해물질로부터 보호(Protective)' ▲'개방형·다목적 공간(Flexible)' ▲'사람의 요구에 응답하는(Responsive)'과 같은 세 가지 키워드로 정의한 바 있다. 지역·가족별 특성에 따라 퓨처 홈은 수십억개의 다양한 모습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이를 위해선 ▲복잡한 데이터를 한 눈에 표시해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게 하는 '보여 주는 홈(Show Me home)',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라이프스타일 패턴을 학습하는 '이해하는 홈(Know Me home)', ▲스스로 최적의 제안을 하고 실행하는 '제안하는 홈(Tell Me home)'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IFA에서는 '인간을 배려하는 미래의 집(퓨처 홈) 구현(Bringing your future home)'이라는 주제로 기조 연설 단상에 섰다. "미래 기술 혁신의 중심은 '가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퓨처 홈 실현에 삼성전자가 중심이 되겠다는 의지 표명과 함께 업계의 협력 강화와 함께 소비자 관심과 동참을 요청했다.
당시 윤 대표는 "미래 기술혁신의 주체는 기술이 아닌 '사람'"이라 단언했다. 기술의 혁신이 생활 방식 변화를 주도했던 과거와 달리 미래는 사람의 다양한 니즈와 열망을 통해 디자인되고 기술은 그 니즈에 부응하는 매개체여야 한다는 논리였다.
◆ LG, 스마트폰 대화하는 스마트가전 미국 본격 출시

LG전자는 차별화한 스마트홈 서비스인 '홈챗(Home Chat)'을 올해 CES에 선보여 미국 시장 시장 진출을 노린다.
LG전자는 2044평방미터(m) 규모의 부스를 마련하고 총 500여 제품을 전시한다.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움이 더 아름답고 편리한 삶을 제공한다는 의미의 ‘더 나은 고객의 삶을 위한 혁신(Innovation for a Better Life)’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고객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어 줄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및 신개념 생활가전, 모바일 제품 등을 공개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자사 스마트홈 시스템 핵심 서비스로 홈챗을 내세우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가전제품과 일상언어로 대화를 주고받는 형태로 지난 4월 국내시장에 라인, 카카오톡 등과 손잡고 처음 선보였다.
이달부터는 최대 스마트홈 시장의 하나인 미국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점차 확대한다. 조주완 LG전자 미국법인장(전무)은 "최대 스마트홈 시장의 하나인 미국에서 홈챗으로 차별화한 고객 가치를 제공하겠다"며 "LG만의 스마트 가전 리더십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 선보이는 홈챗은 포털업체 네이버가 개발한 모바일 메신저 라인 기반이다. 라인은 국내 사용자가 대다수인 카카오톡과는 달리 해외에서 더 인기다. 지난 10월 기준 전 세계 가입자 수는 약 6억 명, 월간 실사용자(MAU) 수는 1억7000만 명, 하루 라인 상에서 메시지는 평균 130억 건에 달한다. 특히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시아 지역 내 대표 모바일 메신저로 성장했다. 콜롬비아와 멕시코 등 남미 지역 다운로드 수도 1000만 건을 넘었다. 전 세계 13개 국가에서 각각 10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글로벌 메신저로 성장하고 있다.
LG전자는 라인 내 채팅창에서 외출, 귀가, 파티, 취침 등을 입력하면 해당 모드에 맞춰 LG 스마트 가전 제품들을 간편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홈챗 글로벌 버전을 개발 중이다.
현재 프렌치도어 냉장고 2종 및 세탁기, 건조기, 오븐 각 1종 모델부터 홈챗을 선보인다. 미국의 가정용 지능형 냉난방 온도 조절기인 네스트(Nest)와도 연동된다. 사용자가 홈챗 채팅창에 외출·귀가를 입력하거나 네스트 단말기 내에 외출·귀가 모드를 변경해 가전을 제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맞벌이 부부가 출근할 때 라인 채팅창에 외출(away)을 입력 하거나 네스트 단말기 상태를 외출 모드로 전환하면 냉장고는 스마트 절전 모드로 바뀌고,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 가전 제품의 작동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또 귀가 시간에 맞춰 세탁기에 넣어둔 의류들을 세탁할 수 있다.
스마트 냉장고는 에너지 사용량에 민감한 미국 소비자들을 위해 도어 열림 횟수, 기간별 소비전력량 등 에너지 모니터링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전기료 절감을 위한 지능형 전력망(Smart Grid)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 세탁기는 얼룩 상태 및 세탁 라벨에 따라 맞춤형 세탁방법을 알려주고, 스마트 건조기는 필요에 따라 구김방지 기능을 작동할 수 있다.
스마트 오븐은 예열 또는 조리가 끝나면 홈챗 채팅창을 통해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원하는 요리를 선택하면 제품의 온도, 시간 등 조리조건을 간편하게 설정할 수 있다.
오디오 시스템과도 일상 언어로 홈챗한다. 음악 추천, 볼륨 조절, 전원 켜기·끄기 예약 등을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파티에 사용할 음악을 별도의 검색 없이도 대화 형태로 추천 받을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미국)=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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