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유예' 폐지 확산…불안한 취준생들

이대·건대 등 학칙 개정 나서
등록금 내야 재학생 신분 유지

학생 "취업 더 힘들어져" 반발


[ 김태호/윤희은 기자 ] 이화여대 건국대 등 일부 대학이 재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는 ‘졸업유예’ 제도를 폐지하려 하자 취업을 준비 중인 학생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2015학년도 1학기부터 8학기 이상 등록해 졸업을 위한 학점을 모두 취득한 학생에게 학사학위 수료를 인정하는 ‘과정수료제’를 신설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이를 위한 학칙 개정안도 지난달 말 공고했다.

그동안 이화여대 학생들은 졸업논문을 내지 않거나 채플을 이수하지 않는 방식으로 추가 학점 등록 없이 재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학칙 개정안이 시행되면 자동으로 수료생으로 전환돼 재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없다.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려면 등록금의 6분의 1 이상을 내고 1학점 이상을 수강해야 한다.

건국대는 논문 미제출에 의한 졸업유예를 2015학년도부터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학점을 모두 취득한 학생이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려면 1학점 이상 수강신청을 하고 등록금 60만원을 내야 한다. 지금까지는 논문을 제출하지 않은 경우 10만원을 내면 재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었다. 건국대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논문 미제출을 학칙 위반으로 규정하고 1학점 이상 수강해야 졸업이 유예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알려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재학생이 아닌 ‘수료생’이 되면 취업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화여대에 재학 중인 조모씨(24·경영학과)는 “기업들이 면접에서 재학생을 선호하는 편이고 스펙을 쌓기 위해 인턴에 지원할 때도 수료생이면 불리한 게 많다”며 “졸업유예가 없어지면 당장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국대의 한 학생도 “취업 면접에서 재학생 여부를 많이 물어보는 편”이라며 “나중에 취업을 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졸업을 유예하는 것인데 난감하다”고 했다.

김태호/윤희은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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