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의 새 성장동력, 웹시리즈가 떴다

입력 2015-01-06 20:36   수정 2015-01-07 03:57

유재혁 전문기자의 문화산업 리포트

6분짜리 15부작 '연애세포'
네이버 공개 두달 새 700만뷰…미국·중국 수출로 흑자
JYP도 中과 웹시리즈 공동 제작…29일부터 中 '유쿠' 통해 서비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 유재혁 기자 ]
5분 안팎으로 구성된 스마트폰용 동영상 연재물인 웹 시리즈가 한류의 새 동력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11월2일 네이버에 처음 공개된 ‘연애세포’(극본 차현진, 연출 김용완)가 국내 웹 시리즈로는 드물게 본편 재생수 700만뷰를 돌파한 데다 미국과 중국에 수출되면서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2년 전부터 국내에 본격 등장한 웹 시리즈가 새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으면서 수익을 내는 ‘효자 장르’가 된 것.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짧고 굵게’ 볼 수 있는 웹 시리즈는 그동안 국내에서는 시장 규모가 작아 수익을 내기 어려웠다.

연애세포, 5억원 제작비 회수

연애세포를 제작한 전용주 IHQ 대표는 6일 “지난해 말로 5억원에 달하는 연애세포 제작비를 회수했다”며 “올해부터는 수익을 본격적으로 챙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날 현재 718만뷰를 기록한 연애세포의 광고 수익을 네이버와 나누고, 미국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드라마피버와 중국 유통사 등에 미니멈개런티와 수익을 나눠 갖는 조건으로 수출해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웹툰을 기반으로 6~7분짜리 15부작으로 제작된 이 드라마는 ‘모태솔로’ 마대충의 독특한 연애 이야기를 담았다. 신인배우 박선호가 마대충 역을 했고, IHQ 소속 스타 장혁, 김우빈, 김유정 등도 출연했다. 유명 배우들은 여유가 있을 때 잠시 틈을 내 부담 없이 촬영에 합류했다.

IHQ 측은 앞으로 이 작품을 2시간짜리 방송용 코미디드라마로 재편집해 자체 소유한 케이블채널 코미디TV에 방영해 광고수익을 거둘 계획이다. 일본 등에 추가 수출 상담도 진행 중이다. 전 대표는 “올해는 수십억원을 투자해 10편의 웹 시리즈를 제작해 각종 플랫폼에서 선보일 것”이라며 “이번 성공 사례 덕분에 인터넷 포털에 대한 협상력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IHQ가 제작과 유통을 함께 갖춘 덕분에 수익 창출이 가능했다고 분석한다. IHQ는 최근 코미디TV 등 6개 채널을 가진 CU미디어와의 합병을 발표해 배우와 드라마 제작 기능은 물론 방송사까지 갖췄다.

웹 시리즈, 드라마 시장 판도 바꾼다

지난해 네이버 TV캐스트에서 방송된 웹 시리즈 수는 총 28편이다. 2013년 7편에 비해 네 배로 늘었다. 재생 건수는 일곱 배 증가했다.

과거 TV 드라마는 대형 방송사들이 제작했지만 웹 시리즈는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나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연예기획사 등이 제작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만든 ‘최고의 미래’는 재생 건수가 1000만건을 돌파했다.

올해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체가 중국과 합작해 중국에서 먼저 선보이는 웹드라마가 나온다.

JYP엔터테인먼트가 중국 동영상 사이트 유쿠 투더우와 합작한 ‘드림나이트’를 오는 29일 공개하는 것. 아이돌그룹 갓세븐과 배우 송하윤이 주연해 청춘들의 꿈을 음악과 접목해 펼쳐낸다.

웹 시리즈 분야에선 한국보다 미국이 훨씬 앞서가고 있다. 20세기폭스, 워너브러더스, 소니 등 할리우드 메이저들이 먼저 웹 시리즈 제작에 뛰어들었다. 소니는 100만달러를 투자해 ‘더 배넌 웨이(The Bannen Way)’를 제작해 스마트폰과 인터넷, IPTV, 케이블TV 등에서 수익을 냈다.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여러 주 정부는 웹 시리즈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세계 최대 웹 시리즈 축제인 LA웹페스트의 마이클 아야귀 주니어 집행위원장은 “웹 시리즈는 재능만 있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며 “웹 시리즈가 수년 내 드라마 시장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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