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株, 중국발 훈풍에 이른 '봄' 맞을까

입력 2015-01-07 15:36  

[ 박희진 기자 ]

국내 철강업계에 중국발(發) 호재가 이어지면서 딱딱하기만 했던 철강주(株) 투자심리가 부드러워질 지 주목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보론강 수출 증치세 환급제가 지난 1일부터 폐지됐다.

그동안 중국 철강업계는 철강제품에 소량의 보론(붕소)을 첨가해 중국 정부가 합금강에게만 주던 수출 증치세 환급 혜택을 누려왔다. 이번에 환급 폐지가 결정된 품목은 봉강과 선재, 중후판, 열연 등 4개다.

앞서 지난 연말에는 중국산 H형강에 대한 덤핑 예비판정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달 23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역위원회는 중국산 H형강이 정상가격 이하로 수입돼 국내 업계의 실질적 피해가 인정된다며 덤핑방지 관세율로 17.69~32.72%를 발표했다.

업계는 최종판결에서도 예비판정과 비슷한 수준의 덤핑방지관세율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중국 철강 순수출 감소 기대…업황 개선 신호탄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산 저가 철강재 수입이 감소하면서 국내 철강 수급 개선과 철강주 주가 회복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 보론강 증치세 환급 폐지 효과가 클 것이란 분석이다. 그동안 국내 중국 보론강 수입량은 연간 418만t에 달했고, 이는 전체 수요의 12%를 차지하는 수준이었다.

박성봉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보론강의 경우 지금까지 중국 정부가 해외에서 자국 제품들이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해준 상황이었다"며 "이제 중국 보론강 업체들은 수출량을 줄이거나 수익성 유지를 위해 수출가격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국내 철강 수급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철강 순수출 물량이 감소한다면 올해 철강 업황 개선의 가장 확실한 신호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물량이 해소되는 오는 3월부터 수급 개선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철강업계의 핵심 포인트는 5년만의 수급 개선"이라며 "국내 철강 수급 개선 변수 중 하나는 중국의 순수출량"이라고 설명했다.

◆ PBR 1배 미만 고로사 수혜…포스코·현대제철 '주목'

전문가들은 철강주 가운데서도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고로사들의 수혜가 클 것이란 의견을 내놓았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돋보이는 가운데 수혜 품목의 매출 비중이 높아 수익률 개선폭이 클 것이란 판단에서다.

현재 국내 고로사들은 지난해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데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5%를 밑도는 수준이다. PBR 1배 미만이라는 것은 기업의 주가 가치가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했을 때보다 낮다는 의미.

김현태 연구원은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고로사의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6배 수준"이라며 "중국산 저가 수입재 부담 축소에 따라 주가 회복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업체는 전체 판매량에서 이번에 증치세가 폐지된 품목의 비중이 높아 수혜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김윤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품목별 수혜는 봉강과 선재, 중후판 순으로 높다"며 "포스코의 전체 판매량 중 중후판과 선재의 비중은 25%, 현대제철의 중후판 비중은 11%에 달해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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