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보다 올해 1분기 실적이 더욱 중요합니다. 비용 절감은 더욱 강화될 것이고, 환율 환경은 더 좋아질 것입니다. 신제품 효과도 있습니다. 또 지난해 임원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도 이뤄진 상황이기 때문에 삼성전자 역시 1분기 실적에 더욱 큰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시선이 빠른 속도로 1분기로 옮겨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깜짝 실적'을 내놓으며 실적 하락세에 마침표를 찍은 것으로 나타나자 올 1분기 회복세 지속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1분기는 계절적으로 정보기술(IT)업계 비수기이기 때문에 진짜 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기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개선 의지가 워낙 강한데다 전 사업부문 환경이 양호하기 때문에 이번 4분기 실적이 '반짝' 반등에 그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불효자 '스마트폰'·효자 '반도체' 다 웃었나
8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5조20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2.28%, 37.42% 감소했다.
증권가 추정 영업이익이었던 4조8000억원보다 4000억원 높았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4조600억원)이 약 3년 만에 처음 5조원 아래로 떨어졌지만 한 분기 만에 다시 5조원대를 회복한 것이다.
스마트폰 재고 정리가 마무리됐고 반도체 호황과 연말 완제품 성수기 등이 겹치며 전 사업 부문이 모두 양호한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또 임직원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맨 것이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실적 악화 주범이던 IT모바일(IM) 사업부가 바닥을 찍었다는 추정이 많다. 달러·원 환율이 올라 수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고, 갤럭시노트4가 예상보다 크게 선전했다는 것이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4가 작년 4분기 800만대 가량 팔리면서 평균판매단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에서는 부진했지만 미국에서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적 방어 역할을 톡톡히 해온 반도체 사업은 D램 판매량이 늘며 메모리 사업부 실적이 호전된 것으로 전해?다. CE(소비자가전)부문도 영업이익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환율 영향으로 가전 실적이 둔화돼 영업 이익 3000억원대가 점쳐지고 있다. 쇼크 수준인 전분기(500억원)보다 6배 개선된 실적이다.
◆1분기 영업익 6조 넘볼까
증권가는 올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5조원 후반대, 2분기엔 6조원 초반대로 점치고 있다.
노 센터장은 "1분기엔 더욱 비용을 절감하는 시점이 될 것"이라며 "원화 약세와 갤럭시S6 출시 등도 실적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갤럭시S6 효과로 IM과 반도체 사업부가 동시에 웃을 것이란 설명이다.
노 센터장은 "갤럭시S6에 시스템반도체 부품이 대거 탑재될 예정"이라며 "신제품이 올 3월 출시된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한달 전인 2월부터 양산을 시작할 것이기 때문에 시스템반도체 부문 실적도 확대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같은 효과들이 모두 모여 동시에 1분기 실적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스마트폰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모델 라인업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올해 1분기 이후 갤럭시S6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IM부문 실적에 대한 우려가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역시 1분기 실적 호전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1분기 실적에 따라 삼성그룹 전체 투자와 채용 규모에도 변동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갤럭시S6 등 신제품의 성공을 위해 내부적으로 바짝 긴장하며 준비 태세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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