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株, 소비·실적·주가 '트리플 악재'…'접근금지령' 언제 풀리나

입력 2015-01-09 14:31  

[ 강지연 기자 ] 국내 대표 유통주들이 우울한 새해를 맞고 있다. 소비 침제와 더딘 업황 회복세로 전통 유통채널인 백화점·마트주가 청산가치 수준 아래로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유통주에 대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아졌지만 당분간 '보수적인 접근'이 유효하다고 입을 모았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최대 유통종목인 롯데쇼핑 주가는 올 들어 잇따라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며 8일까지 5거래일간 7.3% 미끄러졌다. 지난해 1월 41만원대를 기록했던 주가는 올 1월 25만원대로 약 40% 추락했다.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이하로 떨어졌다. PBR 1배 이하는 주가가 기업의 청산가치 수준이거나 청산가치에도 미치지 못 한다는 의미다.

다른 종목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신세계이마트는 각각 PBR 0.71배, 0.87배로 밀려났다. 현대백화점도 PBR 0.90배 수준이다.

◆ 소비·실적·주가 '트리플 악재'

유통주 부진의 주원인은 소비경기 침체다. 소비침체 '악재'가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으로 번진 상황이다.

지난해 소매시장은 3년째 부진한 흐름이 이어갔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마켓 채널은 기존점 매출 성장률이 인플레이션 수준에 못 미치거나 역신장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말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2로 15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올해도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국내 민간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수출도 크게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에도 가계의 구매력이 크게 제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실질소득의 정체와 고용불안, 노후준비로 소비심리와 소비지출 증가율이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과도하게 늘어난 가계부채와 원리금 상환부담, 부정적인 자산효과도 가계의 소비여력을 축소시키고 있다"며 "당초 예상보다 민간소비와 유통 업황의 회복 속도가 매우 더디게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수경기 활성화 방안으로 부동산 부양 정책을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 효과가 소비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주요 유통업체의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침체국면을 이어갔다. 3분기 이후 정부 내수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4분기 실적은 오히려 전 분기보다 침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유통업체 실적은 대부분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고, 직전 분기 성장률 대비 오히려 하락할 것"이라며 "10월과 11월에 백화점·대형마트의 기존점 매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12월에도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 "대형주보단 중소형주…편의점 주목"

전문가들은 유통주 중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통주의 전반적인 흐름은 올해도 부진하겠지만 중소형 유통주는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이란 설명이다.

올해도 2012년부터 이어진 합리적인 소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소비 회복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소량 구매 등이 가능한 홈쇼핑과 편의점 업체가 소매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편의점 업체는 신규 출점을 5% 내외로 지속하고, 홈쇼핑은 모바일 채널을 강화하며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해 편의점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약 6% 성장하며 소매시장 비중이 4%로 소폭 확대될 것"이라며 "홈쇼핑의 경우 모바일 채널에서 고객층을 넓혀 업황이 빠르게 회복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편의점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세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 담배가격 인상 후 일회성 이익이 발생한다. 또 금연율이 저조하면 예상 실적과 주가가 추가 상향 조정될 수 있다.

남 연구원은 "이외에 현대그린푸드롯데하이마트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현대그린푸드는 지배구조 관련주로 주목을 받고 있고, 롯데하이마트는 상반기까지 실적 기저효과 등으로 성장률이 돋보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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