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일규 기자 ] KB금융지주가 국내 금융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모든 주주에게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권을 부여했다. 하지만 종전대로 사외이사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권한도 유지해 주주추천제도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에 의문이 일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9일 이사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열어 모든 주주에게 사외이사 예비후보를 제안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키로 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종전에는 사외이사 4명과 지주 회장 등 5명이 사추위를 구성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그러다보니 사외이사가 사외이사를 뽑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 모든 주주에게 사외이사 예비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의결권이 있는 주주라면 1인당 한 명의 사외이사 예비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주주는 이달 23일까지 추천해야 한다.
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는 인선 자문위원 및 사추위 평가를 거쳐 주주총회에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다. 하지만 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가 사외이사로 추천되리란 보장은 없다. 추천권은 사추위가 갖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해석하면 현행 제도와 달라진 게 별로 없다고 볼 수 있다.
KB금융은 주주들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상시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10월31일까지 후보 추천을 받기로 했다. 다만 이달 23일 이후 추천된 후보들은 다음 사외이사 선임 때 반영된다. 주주들의 추천 횟수는 1년에 한 번으로 제한된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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