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대폭 인상 후 흡연자 28.5%가 금연한 이유…"정부에 대한 반감"

입력 2015-01-13 15:58  

정부에서 을미년 새해부터 담뱃세를 무려 2000원씩 인상한 ‘그 뒤 풍속도’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컨대 담배 가게에서 그동안 거의 사라졌던 개비로 파는 이른바 ‘가치 담배’가 재출현하고 꽁초 길이가 예전 보다 짤아졌다는 소식입니다.

게다가 공항 등 면세점 담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보도가 따릅니다. 때문에 면세 담뱃값에 대한 인상도 검토 중이라고 하지요.

아무튼 담뱃세 대폭 인상에 따른 풍속도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현상은 ‘금연’이 꼽힙니다. 주변에서 “담배 끊다”고 하는 소리 듣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지요. 실제 금연은 어느 정도 이뤄졌을까?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이와 관련해 긴급 정책조사를 해 본 모양입니다. [조사기간 = 2015년 1월 9, 12일, 대상=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 방법= 유선과 무선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표본오차=95% 신뢰수준 ±3.1%p]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담뱃값이 오른 이후 금연을 했는가?”란 질문을 했는데 그 결과는 아래 그래프 [리얼미터 제공]입니다.


그래프를 글로 설명한다면 이같은 질문에 절반을 약간 넘는 53.0%가 ‘여전히 일반 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 대답은 몇 년 전 담배 값이 이번 보다 소폭 인상됐을 때 [500원] 유행한 말을 연상시키는데요. “담배 끊은 사람 보다 더 독종이 여전히 피는 사람이다.”

이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계속 피는 사람에 이어 “완전히 끊었다”는 응답자 비율이 22.0%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의 직업군을 살펴보면 자영업이 가장 많고 이어 사무직, 노동직, 농림어업, 가정주부 순입니다. 또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50대, 40대, 30대, 20대 순서를 보였고요.

그 다음 “곧 끊을 것”이라고 한 응답자는 18.0%인데 이들의 직업군은 가정주부가 1순위이며 다음 농림어업, 사무직, 노동직, 자영업 순서로 집계됐습니다. 나이별 순서로 보면 30대가 1순위고 60세 이상, 20대, 50대, 40대 순서로 나타납니다.

마지막으로 “일반담배에서 전자담배로 바꿔 피고 있거나 바꿀 예정이다”는 대답은 7.0%의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이 결과에 대해 “담뱃값 인상 후 열흘 정도 지난 현재, 초기 금연 효과가 비교적 큰 편”으로 분석했습니다.

이 대표는 그러나 직업군 조사 결과를 보듯이 육체 노동자의 경우 담뱃값이 오르더라도 흡연을 지속 할 것이라는 일각의 담뱃값 인상 반대론자의 주장과 일치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도 계속 담배를 피우는 53%를 제외하고 ‘현재 금연’ ‘금연 예정’ ‘전자담배 교체’라고 답한 47%에 대해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그에 대한 답은 아래 그래프에서 드러납니다.


굳이 글로 표현하면 응답자 10명 중 4명꼴이며 가장 높은 비율인 41.2%가 경제적 부담을 배경으로 지적했습니다. 이어 28.5%가 ‘담뱃값 인상을 주도한 정부에 대한 반감’을 꼽고 있습니다.

반면 정부가 담뱃세 올리면서 가장 큰 이유로 들었던 ‘건강’의 비중은 25.5%로 3위에 머물렀습니다. 그 외 ‘흡연 장소 부족’을 이유로 든 사람은 4.0%.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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