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수합병 등 투자로 인정 안하면 '투자 빙하기' 올 것"

입력 2015-01-14 21:08   수정 2015-01-15 03:55

한경 후원·자유경제원 '기업소득환류세제' 토론회


[ 김우섭 기자 ]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위한 지분 매입이나 해외투자 등을 투자로 인정하지 않으면 기업소득환류세제 시행 시기 동안 부동산 등 관련 분야에 ‘투자 빙하기’가 찾아올 것입니다.”(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

자유경제원이 14일 서울 여의도동 자유경제원 회의실에서 개최(한국경제신문 후원)한 ‘기업소득환류세제, 이대로는 안 된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이달 30일부터 시행되는 환류세제에 대한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환류세제는 자기자본 500억원 이상(중소기업 제외)이거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에 한해 당기이익의 일정 비율 이상을 임금 인상이나 배당, 투자 등에 사용하지 않으면 기준에 미달하는 금액의 10%를 법인세로 추가 징수하는 제도다.

오정근 교수는 세제상 투자 범위를 폭넓게 인정해야 ‘투자 증대’라는 본래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상당수 기업이 중국 등에 공장을 짓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투자를 투자로 인정하지 않으면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기업 지분투자도 투자로 간주되지 않으면 장기 침체로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이 그대로 방치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해외투자나 M&A 등을 통한 지분 취득은 세제상 ‘투자’로 인정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면 업무용 토지와 건물(신·증축)용 토지는 투자로 인정하기로 했다. 토지 매입 후 착공 시기에 대해선 다음달 발표되는 시행규칙을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오 교수는 “예를 들어 현대차그룹이 매입한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의 경우 각종 인허가를 받는 데만 1~2년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고 토지 매입 후 착공 시기를 짧게 잡으면 구입한 부지가 비업무용 부동산이 돼 세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정부가 정한 환류세제상 과표 기준율이 기업에 지나친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환류세제상 세금을 내지 않으려면 기업은 한 해 투자금과 배당금, 임금 상승분이 한 해 이익의 80%(또는 배당금 및 임금 상승분이 한 해 이익의 3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김 교수는 “이 세제의 핵심인 과표기준율을 충분한 국회 논의 없이 시행령상에서 행정부가 결정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의 기본취지에 부합하지 못한다”며 “분석 결과 제조업은 당해 연도 소득의 50% 이상을 투자해야만 세금을 내지 않는데 이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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