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호 기자 ] “창업에 대해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도전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데 부딪히면 해결책은 반드시 나옵니다.”
체육교사가 꿈이었던 류주한 이엑스스포테인먼트 대표(35·사진)는 4년 전 개업 당시를 떠올리며 “창업의 원동력은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피트니스센터 트레이너로 직장 생활을 시작한 류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골프 부킹 시스템’이라는 신개념 벤처회사에 입사했다. 2000년대 중반, 회원제 골프장이 호황을 누리던 때여서 인터넷으로 골프장을 예약한다는 개념 자체가 골퍼들에겐 생소했다.
하지만 골프와 정보기술(IT) 기반의 서비스가 결합된 새로운 비즈니스로 회사가 급성장하는 걸 보면서 류 대표는 스포츠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혔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꼭 나만의 사업을 시작해 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예약, 여행, 쇼핑몰, 금융권 제휴 등 다양한 분야의 일을 가리지 않고 맡았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류 대표는 평소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관심사를 공유하는 걸 즐겼다. 업계 모임에서 만난 지인을 통해 스포츠종합지에서 스포츠 프로모션을 담당할 사람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곧장 회사를 옮겼다. 스포츠 비즈니스의 정점에 미디어가 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 그는 “더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급여가 줄어드는 데도 이직을 결정했다”고 했다.
그가 직장을 그만두고 6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11년 창업한 (주)이엑스스포테인먼트는 스포츠 전시회 전문 기획사다. MICE산업의 한 축인 전시 기획 분야에는 이미 PEO(Professional Exhibition Organizer)라는 전문 회사들이 있었지만 스포츠 콘텐츠만의 독특한 마케팅 기법을 적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확신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스포츠마케팅과 퍼블릭 전시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면서 지방 전시장들이 스포츠와 관련된 새로운 전시회에 손을 내밀기 사작했다. 1인 기업이던 이엑스스포테인먼트는 창업 첫해 2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류 대표는 “스포츠 분야에서 계속 일하면서 스포츠 마케팅 분야가 급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며 “특히 기획 등 지식재산권을 기반으로 한 스포츠 서비스업에 관심이 많아 스포츠를 주제로 한 전시 쪽만 특화해 승부를 걸어보자고 한 전략이 통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엑스스포테인먼트는 지난해 부산, 광주, 울산,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골프, 캠핑 등을 주제로 연 5회 이상 전문 전시회를 열었다. 그 외에도 스포츠 이벤트와 프로모션 등 기업 마케팅을 대행하면서 총 매출 12억원을 기록했다. 창업 3년 만에 매출이 6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올해 목표를 묻자 류 대표는 “우수한 기술을 가진 우리 중소기업의 중국 진출을 돕는 가교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칭다오에서 현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칭다오 대한민국 골프상품전’을 열었다. 올해에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전시회 규모를 확대하는 한편 한·중 아마추어 골프대회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창업을 후회한 적은 없었을까. 그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지만 목표를 정하고 한 가지씩 달성해 가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에 추억은 하되 후회는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뒤돌아볼 틈 없이 24시간을 쪼개 쓰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호 기자 parkbi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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