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유럽 경기부양 기대감에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이벤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날 중국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이날부터 발표되는 중국 경제 지표가 코스피 반등 기조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닐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오전 10시5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43포인트(0.55%) 오른 1913.05를 기록 중이다.
코스피가 이틀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배경엔 유럽발(發) 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22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5000억유로 규모의 양적완화정책 발표가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따른 국내 증시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유럽에 쏠렸던 시장의 눈은 이날 다시 중국을 향하고 있다. 전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급락하며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 위축이 우려되는 가운데 이날 중국 4분기 국내총생산(GDP)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중국 국가통계국은 중국의 지난해 4분기 GDP가 전년동기 대비 7.3%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7.2% 성장을 소폭 웃돌고, 전 분기 성장률과 동일한 수준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양회에서 목표로 설정한 7.5% 성장에는 못 미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초 중국 정부의 목표에 못 미친 중국 4분기 GDP가 국내 증시에는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중국 경기 부진을 재확인시키며 경기 부양 기대감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전년동기 대비 GDP 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 7.5%, 3분기 7.3%으로 갈수록 둔화하고 있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핵심 경제지표 부진은 오히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기대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 12월 예대율 조건을 완화한 데 이어 멀지 않은 시점에 예대율 자체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목표 달성에 실패한 중국 정부의 추가적인 통화정책은 중국 실물 경기의 완연한 개선과 국내 증시의 편승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3일 발표되는 중국 1월 HSBC 제조업 PMI 개선 여부도 관심을 모으는 변수다. 전문가들은 중국 1월 HSBC 제조업 PMI가 기준선인 50은 물론 전월 49.6보다도 낮은 49.5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날 중국 증시 급락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란 평가가 많다. 중국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아닌 규제 요인으로 인한 제한적 악재라는 판단에서다. 전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중국 금융당국이 3대 증권사의 신규 신용거래 계좌 유치를 정지하면서 7% 넘게 급락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중국 증시 급락에도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상승 마감한 점이 이를 반증한다"며 "이날 증시에서는 중국 증시 급락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보다 중국 4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중국의 영향을 받는 이유는 경제 연관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일부 중국 증권사에 대한 신용거래 업무 제재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중국 증시는 전날의 폭락을 딛고 반등하고 있다. 20일 오전 9시50분(현지시간) 현재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1.98포인트(1.03%) 오른 3148.33을 기록하고 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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