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황제株 액면분할 유도하겠다"

입력 2015-01-20 11:44  

[ 정현영 기자 ]

한국거래소(KRX)가 아모레퍼시픽, 롯데제과, 롯데칠성, 삼성전자, 남양유업(이상 액면가 5000원) 등 초고가주(株)의 액면분할을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주식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주요 상장법인 공시책임자 대상 조찬간담회'를 열고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상장기업들의 액면분할 동참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기업가치 제고와 증시 활성화를 위해 초고가주의 액면분할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전자 등 38사가 참석, 액면분할을 위한 거래소의 제도 개선 방안을 경청했다.

최 이사장은 "유가증권시장 내 상장사 3~5곳은 이미 액면분할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며 "액면분할을 유도하기 위해 '한국판 다우지수'를 개발하는 등 저유동성 종목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액면분할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고액면을 일정 비율로 나눠 저액면으로 낮추는 것이다.

상장사들은 현재 100원, 200원, 500원, 1000원, 2500원, 5000원 중 하나의 액면가를 선택할 수 있다. 액면분할은 자본금과 기업가치 등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무관하다. 단지 주식수가 증가하고, 주시가격만 인하된다.

최 이사장은 "코스닥시장의 경우 액면가 500원 이하 저액면 주식 비율이 94.1%에 달하는데 반해 유가증권시장은 44.9%에 불과하다"면서 "고가주 기업의 개인투자자 거래량비중과 회전율은 각각 31.2%와 0.17%로 유가증권시장 전체(83.7%, 0.8%) 보다 월등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기업공개(IPO) 이후 시장에 진입한 제일모직 등 6곳 모두 1000원 이하의 저액면으로 거래를 시작했다"며 "삼성전자(5000원), 삼성SDS(500원), 제일모직(100원)만 보더라도 액면가가 가장 낮은 제일모직의 개인투자자 거래량비중과 회전율이 78.0%와 2.39%로 가장 높았다"고 액면분할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실제로 저액면 신규상장기업의 개인투자자 거래량비중 평균은 64.7%로, 고가주 31.2%에 비해 매우 높게 나타났다.

거래소는 초고가주의 액면분할을 유도하기 위해 먼저 '한국판 다우지수'를 개발하기로 했다. 시가총액 방식의 KOSPI지수와 달리 주가평균방식의 지수를 개발해 이 지수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상품을 보급한다는 것.

최 이사장은 "'한국판 다우지수'는 기존의 시가총액, 매출액 이외에도 가격 수준과 거래량 규모 등을 주요 편입 조건으로 반영하게 된다"라며 "종목선정 기준과 지수산출방법 등 세부기준도 올 상반기 내로 신중히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저유동성 종목에 대한 '마켓 메이커(Market Maker) 제도' 도입도 진행된다. 이 제도는 거래소가 저유동성 기업에 대해 유동성 공급 의무를 부담하는 마켓 메이커를 지정, 거래활성화를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마켓 메이커는 거래소와 계약을 통해 시장내 유동성을 공급하는 대신 거래수수료 할인 및 양도주식에 대한 증권거래세 면제 등 인센티브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거래소는 덧붙였다.

저유동성 종목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된다. 그는 "앞으로는 저유동성 초고가주 기업을 유동성 위험이 있는 별도 관리종목 대상으로 지정해 투자자들에게 환금성 부족 등 투자위험을 주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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