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디자인은 베스트···고속 주행 시 소음은 커
[ 김정훈 기자 ] 모처럼 반가운 신차를 만났다. '신입생' 티볼리 얘기다. 21일 시승한 티볼리는 성능, 연비, 가격 등 대체로 나무랄 데 없었다. 가수 이효리가 탔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쌍용자동차가 4년 만에 내놓은 엔트리 차는 한마디로 멋쟁이다. 1800만~2000만원 주고 구입할 수 있는 SUV가 촌스럽지 않고 쉬크하다니. 투톤 컬러와 LED(발광다이오드 램프)를 입은 맵시 좋은 외모는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티볼리를 마주하고 두 번 놀랐다. 과장은 아니다. 처음에는 신차 발표 날 수입차 같던 디자인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만일 쌍용 엠블럼을 떼고 본다면 유럽차라고 해도 누구라도 속겠다 싶었다. 두 번째는 미디어 시승행사 때 체험해 본 상품성이 짜임새 있어서다.
시승을 하다보면 기대에 못미치는 신차가 간혹 있기 마련이다. 반면 예상을 뛰어넘는 신차를 마주하게 된다. 티볼리는 후자다. 이날 여의도 서울마리나에서 파주 헤이리를 돌아오는 왕복 약 90㎞를 달려봤다.
1.6ℓ 가솔린 성능은 최고출력 126마력, 최대토크 16.0kg·m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토크 수치는 낮아도 체감 성능은 경쾌하다. 시속 130㎞까지 속도를 몰아붙여도 괜찮다. 변속기는 형님 코란도C와 같은 일본 아이신의 6단을 채택했다.
고속 주행 시 소음은 일부 있다. 작은 소형차급의 한계다. 편안함보다는 나름 단단한 서스펜션 반응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차량개발센터 본부장인 이수원 전무는 "개발 첫 단계부터 스타일과 개성을 중요시하는 25~35세 사이를 타깃으로 했다"며 "승차감은 주로 젊은 층의 선호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티볼리는 스마트 드라이빙 모드(에코·파워·윈터)를 지원한다. 운전 중 스티어링휠 왼쪽 버튼을 눌러 3가지 타입을 모두 바꿔봤다. 실제로 느껴지는 주행 맛은 별반 차이가 없다. 좀 더 반응이 달랐으면 하는 아쉬움은 든다.
연료 효율은 가솔린 차들과 비교해 실주행 구간에서 많이 떨어지진 않았다. 먼저 운전한 선배 기자가 급가속을 하고 다소 과격하게 운전했는데 헤이리에 도착한 평균 연비는 ℓ당 10.5㎞를 나타냈다. 돌아올 땐 가속을 줄였더니 계기판에 13.9㎞/ℓ를 찍었다. 자동변속기 차의 복합 연비는 12.0㎞/ℓ(도심 10.7㎞/ℓ, 고속 14.0㎞/ℓ). 실주행 연비와 표시 연비 편차가 적은 편이다.
휘발유 값 1400원 기준으로 잡을 때 이 차의 연료탱크(47ℓ)를 가득 채우면 약 6만6000원 가량 주유된다. 저유가에 경제성은 일부 보장된다.
헤이리에 도착해선 뒷좌석에 앉아봤다. 공간은 많이 좁지 않다. 뒷좌석 폴딩 시트를 접어봤다. 젊은 커플이나 신혼부부가 주말 캠핑을 떠날 때 짐칸 공간은 충분해 보였다.
티볼리는 SUV를 갖고 싶지만 2000만원이 넘는 차값은 부담스럽거나 준중형 아반떼는 너무 흔해서 비슷한 가격의 소형 SUV를 찾는 이들에게 권할 만하다. 동급 경쟁차로 꼽히는 르노삼성 QM3나 쉐보레 트랙스와 비교해 보면 가격 대비 제품은 가장 만족스러웠다.
주변인들로부터 "가격 적당하면서도 좋은 차를 추천해 달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럴 때마다 어떤 차를 추천할지 망설여진다. 2000만원 전후로 선택할 수 있는 국산차는 많지 않아서다.
이제는 망설임없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티볼리 한번 타보세요. 괜찮던데···"라고.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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