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공간이 곧 차량의 정체성
[ 김근희 기자 ] 자동차를 전시장에서만 보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호프집, 카페, 공항에서도 차를 만날 수 있다. 업체들이 고객에게 다가가는 마케팅을 펼치면서 자동차가 사람들의 생활공간으로 들어온 것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및 수입차 업체들은 신차 타깃 층이 모이는 장소에 특별 전시장을 만드는 등 '찾아가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신차 '티볼리'를 강원도 화천군에서 열리는 '2015 산천어축제' 행사장 내에 전시한다. 매년 100만명 이상이 몰리는 산천어 축제에 티볼리를 노출시켜 홍보 효과를 얻으려는 전략이다.
인천국제공항에 가면 현대자동차 제네시스를 볼 수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제네시스의 출시에 맞춰 공항 3층 출국장에 '신형 제네시스 브랜드존'을 설치했다. 해외 출장이 잦은 기업 임원들과 공항을 오가는 외국인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고객이 한국에 와서 첫발을 내딛는 장소가 공항"이라며 "미국 중동 등 해외시장에서도 판매되는 제네시스를 홍보하는데 공항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차량이 전시된 장소 자체가 차의 정체성과 브랜드의 지향점을 나타내기도 한다.
수입차 업체들은 옥외 차량 전시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20~30대 구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업체들은 젊은 층이 이용하는 호프집이나 카페 전체를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꾸미고 있다. 전시장을 찾아가기 부담스러워하는 젊은 층에게 먼저 다가가 차량과 브랜드 감성을 어필하는 것이다.
BMW 미니의 관계자는 "그동안은 사람이 차를 보기 위해 전시장을 찾았다면 이제는 차가 고객을 만나기 위해 전시장 밖으로 나가고 있다"며 "고객들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판매 목표 층들의 주요 활동 지역에 특별 전시장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미니의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IFC 쇼핑몰의 호프집 '엠펍'에 '뉴 미니 5도어'를 이달 말까지 전시한다. 또 미니 5도어를 연상하게 하는 깃발들로 호프집 내부를 꾸몄다.
폭스바겐코리아는 강원도 평창군의 용평 리조트에 '신형 제타 프리미엄 라운지'를 운영한다. 차량과 제타의 콘셉트에 맞는 시계, 가방 등 다양한 용품들을 모아 놨다. 볼보코리아는 이달 22일부터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볼보 차량을 전시한 '더 하우스 오브 스웨덴'이라는 카페를 팝업스토어(단기간 운영하는 임시매장) 형식으로 3달 동안 운영한다.
한경닷컴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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